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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인터뷰] ‘클러치 상황에서 강한’ 신호진의 공격 본능 “오른손 공격도 익숙합니다”
마나마(바레인)=홍성욱 기자 | 2024.06.04 15:26
포즈를 취하는 신호진. [마나마(바레인)=홍성욱 기자]

2024 AVC(아시아배구연맹) 남자부 챌린지컵 C조 조별리그 두 번째 경기가 펼쳐진 바레인 마나마 이사(ISA) 스포츠시티 경기장.

파이널세트 혈투가 펼쳐진 코트에선 승리의 주인공을 도무지 알 수 없는 팽팽한 줄다리기가 끝없이 이어졌다.

한국은 9-10으로 밀릴 때 신호진의 절묘한 페인트 득점으로 10-10 동점에 성공했고, 14-15 매치포인트에 몰린 상황에서도 신호진의 터치아웃 득점으로 기사회생했다. 19-18로 앞선 매치포인트 상황에선 신호진이 오른손 공격으로 경기에 마침표를 찍었다. 한국이 상위랭커인 카타르를 누르는 짜릿한 순간이었다.

신호진은 이날 경기 19점을 올리며 팀내 최다득점을 기록했다. 그야말로 맹활약이었고, 승리의 주역이었다.

경기 후 신호진에게 마지막 포인트 상황을 물었다. 그는 “무조건 나에게 올라오겠다 생각했다. 100%로 때릴 환경은 아니었고, 볼이 조금 붙기도 했다. 그냥 보이는 그대로 때리자고 순간적으로 판단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스트레이트를 많이 때리다 보니 블로킹 사이에 공간이 생길 거라 생각은 했다. 예측한 것처럼 공간이 나왔다. 오른손으로 때리는 건 익숙하다. 볼이 붙으면 습관적으로 오른손이 나온다. 대학시절부터 그랬다”라며 미소를 보였다.

신호진은 “때리는 순간에는 수비가 될 줄 알았는데 득점으로 연결되면서 경기가 끝나니 기분이 최고였다”라며 미소를 보였다.

그는 이번 대표팀에서 주전 아포짓스파이커로 나선다. 중책이다. 어깨도 무거웠다. 신호진은 “대표팀에선 월등히 잘하는 형들이 있다. 나도 기대에 충족하기 위해 더 열심히 하려고 한 점은 있었다. 하지만 막상 경기에 들어가니 그런 생각은 사라졌다. 그저 1점에 충실하고, 상황에 집중하자는 생각 뿐이었다”라고 담담하게 말했다.

그래도 신호진의 활약은 눈부셨다. 승리와 더불어 맹활약에 대한 소감이 어떠냐고 하니 그는 “아포짓으로 (허)수봉이 형과 (임)동혁이 형이 있지만 저도 그에 못지않은 활약이라는 얘기를 듣고 싶다. 앞으로 더 많은 경기에서 활약하고 싶고, 더 발전하고 싶다”라고 말했다.

신호진은 187cm로 신장의 열세를 안고 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한 노력은 쉬임없이 이어진다. 점프스파이커의 숙명이다.

신호진은 “기본적으로 근력을 키운다. 무게를 많이 드는 것보다는 유연성을 키운다. 이 부분을 베이스로 기술훈련에 나선다. 시작 단계다. 일본에는 나와 비슷한 신장에서도 성공케이스가 여럿 있다. 이 선수들이 세계 무대에서 통하는 걸 보면서 따라해보기도 한다. 더 열심히 하려고 한다”라고 말했다.

신호진의 이번 대회 컨디션은 좋아 보였다. 몸이 가볍다는 인상이었다. 그 역시 동의했다. 신호진은 “체력적으로 힘들었을 때는 플레이오프 때였다. 그리고 챔피언결정전까지 이어졌다. 그 때는 진짜 빨리 끝나고 쉬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대표팀에 들어와서는 소집 직후가 가장 힘들었다. 오전 근력 강화 훈련을 강도 높게 하고, 오후에는 6대6 로테이션 경기를 계속 하다보니 힘들었다. 막상 대회가 시작되니 그런 훈련이 없어 몸이 상대적으로 가벼워진 느낌이다. 지금 같으면 쉬지않고 매일 경기를 해도 될 것 같다”라며 웃음을 보였다.

신호진은 라미레스 감독과 처음 만났다. 그런데 다른 선수들이 느끼는 생소함은 덜했다. 신호진은 “라미레스 감독님의 시스템은 익숙하다. 오기노 감독님과 라미레스 감독님의 지도 내용이 상당히 공통된 부분이 많다. 한 가지 차이라면 라미레스 감독은 선수들의 열정을 끌어올려주는 것 같다. 지칠 때 타이아웃을 걸어 기술적인 부분보다는 ‘지금 지치면 안된다. 여기서 불 태워야 한다’는 말을 많이 해준다. 진짜 불태우게 된다”라고 말했다.

오기노 감독과 서브 구사가 다르지 않냐는 질문에 신호진은 “그 부분도 다른 점이다. 서브를 강하게 치는 건 확실히 다른 점이다. 나 역시 대표팀에 와서 강도를 끌어올렸는데 쉽게 바뀌지 않는 부분도 있다. 생각도 좀 하게 된다. 중요한 순간에 점프 서브를 구사한 부분이 약간 후회되기도 한다. 그래도 시도를 고민하는 건 긍정적인 부분이다”라고 말했다.

신호진은 라미레스 감독과도 새롭게 만났지만 황택의 세터와도 처음 맞춰본다. 호흡에 대해 물었더니 재미있는 답이 돌아왔다.

그는 “택의 형의 볼이 참 좋은데 나도 가끔 속을 때가 있다. 당연히 (임)성진이 형 쪽으로 갈 것이라 생각할 때 나에게 올 때가 있다. 택의 형의 특성을 좀더 이해하려 한다. 같은 편인 내가 읽어내기 어려우니 상대는 더 어려울 것이다”라고 말했다.

신호진은 대표팀에서의 생활이 즐겁다. 하루하루 즐거운 배구를 하고 있다. 그는 “정말 아무 이유없이 재미있고 좋다. 그냥 좋다. 대표팀 최고참이 (차)영석이 형이고 (황)택의 형이 주장이다. 형들이 이전 대표팀의 규율 보다는 자유로운 분위기를 가져가려 한다. 전체적인 분위기가 너무 좋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방심하지 않는 신호진이었다. 그는 “국가대표팀에 와서 승리하니 기분은 진짜 좋다. 하지만 아직 예선이고 넘어야 할 산이 많다. 많은 승리 중 한 경기라고 생각한다. 다음 경기를 잘 준비하겠다”라고 각오를 전했다.

그의 마지막 한마디는 인상적이었다. 신호진은 “카타르전 승리는 누구 한 명이 잘해서 이긴게 아니라고 생각한다. 누구 하나 빠짐없이 역할을 해줘 이길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나 뿐 아니라 모두가 그렇게 생각할 것이다”라고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성장하는 신호진이 느껴지는 대목이었다. 

마나마(바레인)=홍성욱 기자  mark@thesports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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