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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욱의 배구 산책] 2군 리그의 출발점
홍성욱 기자 | 2024.05.28 13:07
2군 도입에 관한 포럼이 열린 엘리시안강촌 리조트. (C)KOVO

지난 23일 강원도 춘천시 엘리시안강촌 리조트에서 열린 2024 KOVO(한국배구연맹) 통합워크샵 일정 중 ‘2군리그 도입에 관한 포럼’이 열렸습니다. 

이 자리는 2군 리그 도입에 대해 자유롭게 논하는 시간이었습니다. 패널로는 KOVO 관계자, 감독, 사무국장, 배구인, 취재기자 등 여러 직군으로 배분됐습니다.

결론적으로는 2군 리그에 대해 큰 틀에서 반대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습니다. 그렇다면 실행만 남은 겁니다.

2군 리그 출범을 논할 때 전제조건이 있습니다. 절대로 거창할 필요가 없다는 사실입니다. 2군 리그가 생긴다고 또 하나의 특별한 리그가 생기는 것도 아닙니다. 1군이 아닌 2군이 경기를 한다는 의미로 접근하면 됩니다. 어렵게 생각할 필요가 없습니다.

V-리그(1군) 무대에 나서지 못하지만 웜업존에만 두기 아까운 선수들이 있습니다. 이들이 경기를 할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한다는 의미로 2군 리그를 시작하면 됩니다. 그런 선수가 없다면 2군 필요성이 낮아지지만 지금은 국가대표 선수들 중 일부도 2군 리그에서 뛸 수 있는 상황입니다. 주저할 이유가 없습니다.

2군이 있다면 1군은 더 빛납니다. 그리고 1군의 자리를 차지하기 위한 경쟁은 더 심화됩니다. 반짝반짝 빛나는 1군의 자리를 위협하는 2군이 있다는 것. 이는 리그에 긍정적인 파장을 일으킬 것입니다.

2군 리그가 생기면 언제든 1군에 있는 선수가 2군으로 내려앉을 수 있고, 2군에 있는 선수가 1군으로 치고올라갈 수 있습니다. 이는 엔트리제도를 통해 확실하게 구분돼야 합니다. 엔트리는 KOVO 홈페이지를 통해 시즌 중 매일 같은 시간에 업데이트가 필요함을 전제로 합니다.

구단별로 2군 리그 참여를 강제할 필요도 없습니다.

현재 V-리그에는 남자부 7개, 여자부 7개를 합해 총 14개 구단이 있습니다. 그런데 안타까운 건 14구단 중에 특색있는 경기운영을 하는 팀이 단 한 팀도 없다는 겁니다. 어디를 가도 비슷합니다. 

취재를 가면 여기가 서울인지, 인천인지, 대전인지 구분이 되지 않을 정도입니다. 앰프로 소리를 키우고 귀가 찢어질 정도로 음악을 틀어댑니다. 장내아나운서의 목소리 하나로 100데시벨을 넘기는 체육관도 있습니다. 응원단장 주도하에 치어리더가 관중들을 유도합니다. 모두 똑같습니다.

아마도 구단들은 2군 리그도 똑같은 생각을 하는 것 같습니다. 코치와 스태프를 충원하고, 선수를 충원하면 상당한 돈이 들 것이라 판단합니다. 구단버스도 늘려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 부분이 안타깝습니다. 2군 운영을 1군 확대처럼 생각한다면 엄청난 착각입니다.

1군과 2군은 대우가 다를 수 있습니다. 아니 달라야 합니다. 같은 식사를 하고, 같은 환경에 있으면 왜 1군과 2군을 나눠야 할까요.

지금은 변해야 합니다. 앞서 거론한 응원 문화에 대해서도 육성 응원 하나로 경기에 더 집중하며 관중들이 몰입감을 느끼게 하는 좋은 방법이 있습니다. 이걸 실천하는 구단이 아직 나타나지 않고 있을 뿐입니다.

2군 리그도 14개 구단이 14가지 색깔을 낼 수 있습니다. 우리 구단은 1군만 운영하겠다면 그렇게 하는 것이고, 우리 구단은 1군과 2군을 동시에 운영하겠다면 그렇게 할 수 있습니다. A구단과 B구단이 전략적 제휴를 통해 1군 엔트리에서 빠진 선수를 통합 2군으로 운영하는 것도 방법일 수 있습니다.

프로 2군이 실업구단과 경기를 할 수는 있지만 근본적으로 같은 리그에서 함께하기는 어렵습니다. 실업 선수들은 소속이 실업연맹입니다. 이미 프로에 들어온 선수와는 구분이 필요합니다.

프로 2군은 1군을 바라보는 무대입니다. 경기를 뛰면서 훈련을 통해 갈고닦은 기량을 확인하고 가능성을 보여주는 자리입니다.

팬들에게 큰 주목을 받지는 못할겁니다. 취재진이 없을 수도 있고, 스포트라이트를 전혀 받지 못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무대를 조성해야 하는 이유는 작은 무대를 갈망하는 선수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2군에서 보여준 기량은 곧바로 1군에 보고 될겁니다. 구단에서도 두각을 나타낸 선수에 주목 할겁니다.

이런 데이터가 쌓이면 구단은 1군에 올라갈 가능성이 큰 선수를 확보하게 될 겁니다.

2군 리그가 정착되면 앞으로 신인드래프트에서 선발된 선수는 훈련만 하는 것이 아니라 2군 리그를 통해 실력을 확인할 수 있을겁니다. 1군으로 바로 직행하는 선수가 나타난다면 더 반가운 일이겠지만 그렇지 못한 선수들도 경기에는 나설 수 있다는 건 큰 진전입니다.

경기는 선수에게 생명 같은 존재입니다. 한 시즌에 5경기도 나서지 못한 선수가 수두룩합니다. 아니 단 한 경기도 나서지 못한 선수가 있다는 서글픈 현실은 V-리그의 자화상입니다.

지금은 구단 소속 대부분의 선수가 1군 혹은 2군에서 자기 수준에 맞춰 경기에 나서는 제도를 정착시켜야 합니다.

돈은 걸림돌이 아닙니다. 큰 돈을 들이지 않고 2군 리그를 운영할 수 있습니다. 연맹이 이를 일정부분 부담하겠다고 나서고 있습니다. 지금은 서둘러야 합니다. 남자부 2개 구단, 여자부 2개 구단만 손을 들고 나서도 2군 리그는 시작할 수 있습니다. 그 구단에게 지원금을 몰아주면 됩니다. 

지금은 2군 리그의 출발점입니다. 여기서 더 주저한다면 직무유기입니다. 이미 2군 리그 준비는 시작 됐습니다. 올 10월 리그 개막과 함께 2군 리그 일정표를 함께 받아볼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 

홍성욱 기자  mark@thesports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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