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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욱의 배구 산책] 김연경의 아름다운 도전
홍성욱 기자 | 2024.04.09 08:41
김연경이 8일 열린 시상식에서 MVP와 베스트7 트로피를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C)KOVO

지난 해 2월 중순. 김연경(흥국생명)은 은퇴를 진지하게 고민하고 있었습니다. 김연경과 최측근 그룹을 통해 이를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은퇴가 현실이 될 수도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긴박함 속에 주변의 만류가 줄을 이었습니다. 김연경은 깊은 고민에 빠졌습니다.

시즌이 끝난 이후 FA(프리에이전트) 자격을 얻은 김연경은 흥국생명과 1년 계약을 하며 선수생활을 이어가기로 했습니다. 다행스러운 결정이었습니다. 보통 FA 계약선수는 구단이 3년 보유권을 갖게 되지만 김연경은 이례적인 1년 계약을 발표했습니다.

두 달 전인 2월 아주 추웠던 어느 날. 정규시즌 5라운드가 한창인 그 때 김연경과 최측근 그룹으로부터 다음 시즌 김연경이 선수 생활을 이어갈 것이라는 정보를 얻어낼 수 있었습니다. 안도감이 들었습니다.

그 시점 이후 김연경의 플레이를 좀더 면밀히 관찰했습니다. 조금은 지쳐보였지만 그의 배구는 여전히 최정상에 자리하고 있었습니다. 또한 추구하는 방향성에 대해서도 새롭게 느낄 수 있었습니다. 소속팀의 우승을 위해 사력을 다하는 건 변함이 없었고, 후배들의 도전을 온몸으로 받아낼 준비를 하고 있었던 겁니다.

김연경은 고등학교 때부터 남다른 배구실력을 과시했고, V-리그 최고의 선수로 군림하다 일본-유럽-중국 무대를 평정한 선수입니다. 대한민국 여자배구 대표팀을 두 차례 올림픽 4강으로 이끌기도 했습니다.

그가 한국리그로 복귀한 건 이유가 있습니다. 마음 편하게 선수 생활의 마지막을 보내고 싶은 회귀본능도 분명 작용했지만 한국리그 발전을 위한 밀알이 되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김연경은 국가대표팀에서도 소속팀에서도 늘 최고의 선수였습니다. 지금도 그렇습니다. 그는 다음 시즌 우승을 노리면서도 후배들이 좀더 성장해 자신을 위협해 주기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김연경은 전날 열린 V-리그 시상식에서 정규시즌 MVP를 차지했습니다. 절정의 기량은 의심의 여지가 없습니다. 김연경 또한 몸 관리의 어려움 속에서도 기량에 대한 자신감은 가지고 있습니다.

그는 코트에서 도전을 이어가기로 했습니다. 계속 코트에 남아 이 리그를 발전시키려 합니다. 또한 후배들이 자신의 아성에 도전장을 내밀며 쑥쑥 성장해주길 기다리고 있습니다.

김연경은 언제가 될지 모르지만 선수로서의 소임을 다했다고 판단했을 때 시즌 시작에 앞서 ‘은퇴시즌’을 선언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팬들도 그리고 배구계 전체도 김연경을 떠나보낼 준비는 필요하겠지요. 정말 힘에 부친다면 시즌 중반에 선언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당장은 아닙니다. 아직은 기량이 출중하고, 코트에서 더 뽐낼 수 있습니다. 아마도 김연경은 후배들의 성장이 일정 수준 이상 확인될 때까지 사력을 다해 코트를 누빌 것입니다. 이 아름다운 도전은 우리 리그를 지탱하는 큰 힘이 될 것입니다.

시상식 직후 포즈를 취하는 김연경. [홍성욱 기자]

홍성욱 기자  mark@thesports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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