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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출판계] 기후변화, 미 대선…책으로 점쳐본 갑진년
이진원 기자 | 2023.12.26 23:41

미래 소비경향을 예측한 '트렌드 코리아 2024'를 쓴 김난도 서울대 교수가 내년 트렌드로 첫손에 꼽은 키워드는 '분초사회'다. 1분 1초가 아까운 세상, 시간의 가성비가 중요해진 사회적 경향을 강조하는 말이다.

소유 경제에서 경험 경제로 이행하면서 볼 것, 할 것, 즐길 것이 많아진 가운데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와 유튜브는 강력한 구심력을 발휘하며 시청자들을 흡수하고 있다. 이런 막강한 매체와의 경쟁에서 책은 어떤 비교우위를 점할 수 있을까.

출판사들은 '분초사회' 속 개인들의 호기심을 끌기 위해 다양한 책들을 내년 선보인다. 시대의 흐름을 꿰뚫는 책, 과거의 지혜를 가득 담은 책, 지친 삶을 어루만지는 책들이 시간의 가성비를 깐깐히 따지는 독자들을 찾아간다.

녹고있는 빙하 [EPA=연합뉴스]

▲ 옥죄는 기후변화, 과학책도 잇달아

기후변화 문제는 세계적 화두다. 자연재해 강도는 해마다 올라가며 인간의 삶을 옥죄고 있다. 기후 상태를 진단하고, 미래를 예견하는 책들이 잇달아 출간되는 이유다.

미국의 미래학자이자 경제·사회 사상가인 제러미 리프킨은 생태 위기를 집약하는 주제인 '물'을 다룬 신작(제목 미정)을 내년 9~10월쯤 선보인다.

민음사는 지구 수권(水圈)의 대대적 변화가 이끌 새로운 경제·사회의 패러다임을 제시할 전망이라고 책을 소개했다.

노벨물리학상 수상자 마나베 슈쿠로가 쓴 '기후 변화를 넘어서'(사이언스북스)는 여름쯤 출간된다. 저자가 미국 프린스턴대 대기 해양과학 과정에서 강의했던 대학원 강의 노트를 토대로 쓴 책이다.

영국 옥스퍼드대 데이터 과학자인 해나 리치는 '아직 세상의 끝은 아니다'(부키)를 통해 데이터를 기반으로 환경 문제의 현 상황을 짚어보고, 독일 과학자 마르쿠스 렉스는 1천760억 원이 투입된 지상 최대 북극 탐사 프로젝트의 활동을 조명한 '북극 탐험대 모자익 프로젝트'(동아시아)로 독자들과 만난다.

흥미로운 과학책들도 출간을 기다리고 있다. 세계적 심리학자 스티븐 핑커 하버드대 교수는 근작 '이성이란 무엇인가'(사이언스북스)를 통해 내년 봄 국내 독자들과 만난다. 이성을 지닌 인간이 사는 세상이 왜 비이성적으로 돌아가는지를 엄밀히 탐구한 책이다.

2009년 노벨화학상 수상자 벤키 라마크리슈넌이 쓴 '우리는 왜 죽는가'(김영사)도 기대작이다. 노화, 그리고 죽음에 대한 깊은 성찰을 담은 것으로 알려졌다.

▲ 과거와 현실에서 찾은 지혜…벽돌책도 눈길

뉴욕주립대 한국학센터장 김홍경이 쓴 '다산 논어'는 다산의 '논어고금주'를 한 자 한 자 꼼꼼하게 해설한 연구서다. 1천300쪽에 이르는 대작이다. 출판사 글항아리는 "논의 수준이 높고, 글솜씨도 탁월해 최근 고전 연구에서 눈에 띄는 수작"이라고 자신했다.

같은 출판사에서 나올 '대항해시대의 동남아시아'도 1천쪽에 이르는 이른바 '벽돌책'이다. 앤서니 리드가 15~17세기 동남아시아의 역사와 문화, 경제를 총망라했다. 근대 초기 역사학을 새로운 경지로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은 책으로, 2002년 후쿠오카아시아문화상을 받았다.

프랑스 사회의 계급적 위계질서가 재생산되는 기본 원인을 교육제도에서 찾은 피에르 부르디외의 1964년 작 '상속자들'(후마니타스)도 국내에 출간된다. 프랑스 68혁명 당시 대학 서열제 개편의 근거가 된 책으로도 유명하다.

한국의 노동 현실을 조명한 책도 독자들을 만난다. 남화숙 워싱턴대 교수가 쓴 '체공녀들'(후마니타스)은 '체공녀 강주룡'부터 한진중공업 김진숙에 이르기까지 여성 노동자의 관점에서 한국 노동 운동사를 다시 쓴 책이다. 체공녀란 공중에 떠 있는 여성을 의미한다. 저자는 이 책으로 2022년 미국역사학회가 수여하는 존K.페어뱅크상과 2023년 제임스팔레상을 받았다.

▲ 인생 2막 준비하기…빅 이벤트 미 대선 예습도

판사에서 작가로 변신한 문유석 전 판사는 신작 에세이 '세컨드 라이프'(문학동네)를 들고 독자들과 만난다. 삶의 후반부를 완전히 다른 서식지로 옮긴 한 자유주의자가 4년간 경험한 기록을 담았다.

언론인 출신 작가 정진홍도 10년 만에 신작 '남자의 후반생'(문학동네)을 선보인다. 저자는 후반생을 준비하는 남자들을 위한 30가지 화두를 제시한다. 인생 2막에 잘 대처하는 태도와 자세, 마음가짐 등을 전한다.

응급의학과 의사 남궁인은 '몸'(문학동네)을 내놓는다. 심장, 두뇌, 폐, 생식기 등 우리 몸의 주요 기관과 몸이 작동하는 방식, 면역 기능 등을 소개한다.

내년 빅 이벤트 중 하나인 미국 대선을 좀 더 깊이 있게 조망해 볼 수 있는 책들도 나온다. 스티븐 레비츠키와 다니엘 지블렛이 함께 쓴 '소수의 폭정'(어크로스)은 소수의 독재가 어떻게 가능한가를 주제로 미국 정가를 분석한 책이다. 뉴욕타임스에서 베스트셀러에 올랐고, 뉴스위크 올해의 책에 선정됐다.

에드먼드 포셋이 쓴 '보수주의'(글항아리)는 제목부터 묵직하다. 지난 200년간 보수주의가 어떻게 흘러왔는지 살펴보면서 오늘날 우파의 내부 논쟁을 조명한다. 서구 언론으로부터 "최고의 책" "서구 정치 전통의 주요 부분을 꿰뚫는 대단히 자극적인 책"이라는 평을 받았다.

이진원 기자  press@thesports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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