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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전의 날' 페퍼저축은행 vs '방어의 날' 현대건설
홍성욱 기자 | 2023.11.23 12:22
페퍼저축은행 박정아(왼쪽)와 현대건설 정지윤. (C)KOVO

페퍼저축은행과 현대건설이 2라운드 맞대결에 나선다. 두 팀은 23일 오후 7시 광주 페퍼스타디움에서 경기를 시작한다.

홈팀 페퍼저축은행은 2승 7패 승점 5점으로 최하위고, 원정팀 현대건설은 5승 4패 승점 17점으로 3위다.

페퍼저축은행은 이번 시즌 기대를 모은 팀이다. 전력이 여러 포지션에서 강화된 만큼 성적 수직상승에 대한 기대감도 피어올랐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미완의 팀이었다. 고참급 선수들이 늘어났지만 팀은 안정화되지 못하고 있다. 잘하다가도 20점대 전후에서 범실이 급격하게 늘어나고 있다. 충분히 잡을 수 있는 경기를 내주면서 승점과 승패관리 능력도 아쉬움을 남기고 있다.

페퍼저축은행은 지난 10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GS칼텍스전을 복기할 필요가 있다. 이날 3:2 승리는 페퍼저축은행이 가야할 길을 보여준 경기였다.

야스민의 맹공을 앞세운 페퍼저축은행은 박정아가 득점 지원에 나서며 시너지효과를 내는 컬러다. 여기에 이한비나 박은서가 힘을 더하고 있다. 이번 시즌 출전 기회를 잡지 못하는 박경현도 공격력에서는 괜찮음 움직임이 있다.

중원은 변수가 많다. 무릎이 좋지 않은 염어르헝을 1세트만 출전시키는 고육책을 썼지만 효과적이지는 않았다. 지난 경기는 하혜진을 선발로 넣을 계획도 있었지만 경기 당일 하혜진이 심한 몸살로 경기에 나설 수 없었다. 대신 서채원이 코트에 나섰지만 아쉬움이 남았다.

오늘 경기는 하혜진이 출전 가능한 상태지만 어떤 형태로 출전시킬 것인지는 현장에서 결정될 전망.

페퍼저축은행 미들블로커 필립스는 시즌 초반 주목을 끌었지만 날이 갈수록 폼이 분석되면서 한계치가 드러나고 있다.

현대배구는 미들블로커에서 밀리면 이기기 쉽지 않다. 우리나라 V-리그는 에이스나 윙의 공격력 대결에서 승패가 갈리는 경우가 많지만 이는 우리가 외딴섬처럼 다른 배구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원의 리딩블로킹과 공격준비 및 활용이 우리보다 앞선 배구를 하는 나라들에 비해 현저하게 떨어진다.

그러다보니 우리 리그는 중원의 우위를 팀 승리로 연결시키는 배구를 할 수 없는 형편이다. 결국 최근 V-리그 여자부는 외국인선수 에이스 맞대결의 연속이다. 기사를 준비하며 두 팀의 여러 조합과 자리를 시뮬레이션 해보지만 기본적으로 이스탄불 트라이아웃에서 선발한 외국인선수들과 비대면 드래프트로 선발한 아시아워터로 선수들의 싸움에 국내 선수들이 들러리를 서는 건 부정할 수 없는 사실임을 매일 확인하고 있다.

이는 라운드를 거듭할수록 더 강화될 것이다. 국내 선수들의 표정이 매우 암울하다. 기회를 잃었다는 건 선수에게 모든 걸 잃은 것이다. 안타깝다. 기회를 잃은 선수들이 배구에 대한 새로운 동력을 얻을 수 있은 장치가 시급하다.

현대건설은 양효진과 이다현이라는 좋은 중원을 보유한 팀이다. 이 힘으로 3위까지는 유지를 하고 있다. 모마도 조금 합이 맞아가는 느낌은 보여줬다.

서브와 공격력, 그리고 성실함까지 모마는 좋은 요소를 갖췄다. 모마가 국내리그에서는 준수한 활약을 보여줄 선수임에 틀림없다. 다만 모마의 상대적으로 낮은 높이에 대한 한계는 분명 감안해야 할 부분이다.

현대건설은 정지윤이 복귀하면서 분명 공격력에서는 좋아졌지만 리시브에 대한 불안함을 지니고 간다.

그렇다면 오늘 경기 페퍼저축은행의 서브가 어느 정도 날카롭게 들어가느냐가 중요하다.

현대건설이 리시브를 일정수준 이상의 퍼센트를 가져간다면 공력루트가 다양해진다. 반면 리시브가 흔들릴 때는 모마를 찾을 수밖에 없다.

또 하나 범실에 대한 생각이다. 범실은 관리의 영역은 아니다. 서브의 경우 강서브 일변도가 아닌 목적타로 전환할 때 범실이 줄어들지만 페퍼저축은행의 경우 난이도 높은 서브를 구사하는 과정에서 범실도 늘었다.

오늘 서브와 함께 집중력을 끌어올려 범실을 줄이는 능력도 시험대에 오른다.

1점씩 주고받으며 접전을 펼치면 경기는 재미있다. 팬들도 관심을 보인다. 하지만 지금의 리그 경기력과 수준이면 우리는 국제무대에서 더 전진할 수 없다.

지금 국내리그에서 뛰는 외국인선수는 준수한 실력이다. 내년에는 더 좋은 선수들이 한국 무대에 올 것이다. 그럴 때 우리 선수들은 어떻게 버틸 수 있을까. 오늘 우리나라 선수들의 활약이 코트를 수놓았으면 좋겠다.

주인공은 아닐지라도 비중있는 조연 역할을 해주길 기대한다. 페퍼저축은행에게는 도전의 날이고, 현대건설에게는 무난하게 경기를 마쳐야 하는 날이다.

홍성욱 기자  mark@thesports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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