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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세빈 지명한' 김종민 감독 "사우나에서도 사물함 키 1번 받아"
홍성욱 기자 | 2023.09.11 13:55
김세빈을 호명하는 김종민 감독. (C)KOVO

김세빈(한봄고)이 한국도로공사 유니폼을 입었다.

김세빈은 10일 서울 강서구 메이필드호텔에서 열린 2023-2024 한국배구연맹(KOVO) 여자 신인선수 드래프트에서 전체 1순위로 한국도로공사에 지명됐다.

'디펜딩챔피언' 한국도로공사는 1순위 신인 보강을 꿈도 꾸지 못했다. 하지만 구단 최고 인기선수이자 우승의 주역인 박정아가 FA(프리에이전트) 자격을 받아 페퍼저축은행으로 이적하는 과정에서 상황 변화가 생겼다.

당초 도로공사는 전체 공 100개 가운데 1개만 배정됐다. 1순위 지명 확률은 달랑 1%였다. 하지만 도로공사가 페퍼저축은행으로부터 보상선수 이고은을 지명한 뒤, 다시 이고은을 페퍼저축은행으로 트레이드하는 과정에서 신인 1라운드 지명권과 미들블로커 최가은을 받게 됐다.

이로 인해 도로공사의 1순위 확률은 1%에서 36%로 급상승했다. 가장 높은 확률을 품게 된 것. 하지만 김종민 감독은 긴장했다. 확률 36%는 역으로 말하면 다른 팀보다 1순위를 뽑을 가능성이 높을 뿐이었고, 나머지 6개 구단이 1순위를 뽑을 확률은 64%라는 의미이기도 했다. 

김종민 감독은 팀 훈련과 전지훈련을 통해 FA로 이적한 미들블로커 정대영의 공백을 크게 느끼고 있었다. 높이와 노련함을 동시에 갖춘 정대영의 공백은 쉽게 메울 수 없는 숙제였다.

김세빈 지명을 노심초사 기대했던 김종민 감독은 일본전지훈련 마지막 경기를 마친 뒤 신속하게 공항으로 이동해 한국행 비행기에 탑승했다. 신탄진 정관장 훈련장에서 열린 트라이아웃을 지켜보기 위해서였다.

드래프트날 김종민 감독은 늘상 하던데로 아침 일찍 사우나를 찾았다. 평소에는 랜덤으로 나눠주는 사물함 키를 받았지만 이날은 달랐다. 김 감독은 1번 키를 요청했고, 잠시 기다려 키를 받았다. 1번으로 김세빈을 지명하고 싶은 마음이 사우나 입장 때도 작용한 것. 

1순위로 도로공사가 신인선수를 지명할 수 있게 된 직후 김종민 감독은 미소와 함께 안도의 긴 숨을 내쉬었다. 

하루가 지난 11일 김 감독은 스포츠타임스와의 통화에서 "많이 불안했다. '안나오면 어떻게 하나'라는 생각에 걱정이 많았다. 우리가 지명할 수 있게 되면서 '죽으란 법은 없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라며 웃음을 지었다.

김 감독은 그러면서 "(김)세빈이와 함께 지명된 선수들은 어제 바로 김천으로 함께 내려왔다. 오전에 웨이트 트레이닝을 했고, 오후에는 볼을 만질 예정이다. 세빈이는 살이 찌는 체형은 아니다. 근력부터 강화시킬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김종민 감독은 "고등학교 때와 프로 무대는 다르다. 세빈이가 고등학교 때 하는 걸 보면 배구 센스가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이다. 키에 비해 운동능력도 좋고, 볼을 다룰 줄 아는 것도 장점이다. 마른 체구지만 볼을 때리는 임팩트 능력도 괜찮다"라고 평가했다. 

중용 의지도 확고했다. 김 감독은 "지금 당장보다는 앞으로가 중요한 선수다. 첫 시즌은 잘하는 것보다 티가 나지 않게 자리를 메우는 것이 중요하다. 구단도 빠른 성장을 할 수 있도록 잘 키워보겠다"라고 말했다. 

덧붙여 "경쟁이다. 우리 팀에 미들블로커가 많다. 세빈이가 들어가면 어느 정도 역할을 해줄 것이라 기대하지만 분명한 건 가장 잘하는 미들블로커 2명이 경기에 나선다는 사실이다"라고 말했다. 

김세빈 지명으로 한국도로공사는 지난 시즌 우승의 기세를 이어갈 수 있게 됐다. 외국인선수는 캣벨에서 부키리치로 바뀌면서 오히려 높이와 파워가 강화된 측면이 있다. 아웃사이드히터 박정아와 미들블로커 정대영이 빠진 자리는 아시아쿼터 타나차 쑥솟(태국)과 신인 김세빈이 대신한다. 팀이 젊어지고 공격적으로 변모했다는 느낌이 든다. 

특히 가장 걱정된 미들블로커 한 자리도 김세빈 지명으로 돌파구가 열렸다. 도로공사가 2023-2024시즌에서도 위용을 뽐낼 것으로 보인다. 

김종민 감독은 "시즌 전까지 프로 무대에서 잘 적응할 수 있도록 준비시키겠다"라고 말했다. 

전체 1순위로 지명된 김세빈(가운데)이 김종민 감독(왼쪽), 김일환 단장(오른쪽)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C)KOVO

홍성욱 기자  mark@thesports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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