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배구 V리그
[현장인터뷰] ‘마나마에서 터닝포인트 찾은’ 이준 “묵묵한 살림꾼으로 성장하고 싶다”
마나마(바레인)=홍성욱 기자 | 2023.05.20 06:47
이준. (C)KOVO

대한항공의 미래인 이준은 187cm 아웃사이드히터다. 키가 큰 건 아니지만 재치 있고, 상황변화에 대한 대처능력을 인정받은 선수다.

홍익대 3학년인 지난 2021 신인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7순위로 대한항공에 지명된 이후, 이준은 두 시즌 동안 팀에서 활약했다.

출전 기회가 많았던 건 아니다. 데뷔 시즌 7경기, 지난 시즌은 8경기에 각각 나섰다. 용인시 신갈에 위치한 대한항공체육관에서 구슬땀을 흘리며 기량을 향상시킨 이준은 자신의 성장을 경기를 통해 확인해지 못하는 아쉬움 속에서도 성실하게 훈련에 임했다.

그런 이준에게 현재 바레인 마나마에서 펼쳐지고 있는 2023 AVC(아시아배구연맹) 남자부 클럽 챔피언십 무대는 특별하게 다가온다.

일찌감치 대한항공 토미 틸리카이넨 감독은 대회 준비 단계부터 “젊은 선수들에게 기회를 줄 것이다”라고 천명한 바 있다. 성적을 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팀의 미래인 젊은 선수들이 세계 각국 선수들과 상대하며 경험치를 축적할 수 있도록 한다는 계산이었다.

이준은 시즌 직후 2주 간의 짧은 휴가를 마치고 다시 몸을 만들었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 4주 동안 최상의 몸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그리고 도착한 마나마. 이준은 빠른 움직임을 바탕으로 경기에서도 좋은 활약을 펼쳤다. 호주 캔버라 히트와의 첫 경기에서 팀내 두 번째로 많은 12점(공격성공률 62.5%)을 올리며 3-0 완승을 이끌었고, 인도네시아 바양카라 프레시시전에도 3세트 획득의 아이콘이었다. 8강 리그 일본 산토리전에서 이준은 3세트 교체 투입 후 인상적인 모습을 보였고, 전날인 19일 몽골 바양홍고르전에서는 공격과 리시브 모두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며 팀의 3-1 승리에 큰 기여를 했다.

이준은 경기 후 “한국에 있을 때보다 지금 몸 상태가 더 좋은 것 같다. 이번 대회는 미카사볼로 진행된다. 때릴 때나 받을 때 더 잘 맞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어 “경기가 연전이고, 상대가 계속 바뀐다. 외국은 블로킹이 낮은 자리가 없다. 서브도 강하다. 나에게는 이런 상황이 오히려 도움이 된다”라고 언급했다.

특히 리시브에 대해 진심이었다. 이준은 “진짜 어려운 게 리시브다. 정교하면서도 세밀해야 한다. 조금만 집중력이 흐트러져도 표가 난다. 어느 날 좋다가도 확 떨어진다. 이건 모든 아웃사이드히터의 숙명인 것 같다. 이겨내야 한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공격도 중요하지만 리시브에 중점을 두고 싶다. 뒤에서 받쳐줘야 공격이 이뤄질 수 있다”라고 말했다.

이준은 마나마에서 매일 경기를 준비한다. V-리그를 치를 때와는 달라진 부분이다. 생동감이 넘친다.

그는 “확실히 훈련보다 경기를 많이 뛰어야 기량이 빠르게 느는 것 같다. 이번 대회를 통해 감독님의 신뢰도 받고 싶다. 기회를 받고 싶은 욕심이 생긴다”라고 말했다.

경기를 하면 아쉬운 점도 있지만 만족스러운 부분도 있었다. 이준에게도 두 부분이 공존했다. 그는 “이번 대회에서 많은 걸 얻었다. 생각한 만큼 기량이 모두 나오지는 않았지만 프로에 와서 대학과의 차이를 느꼈다. 대학 때처럼 플레이가 나오지 않아 답답했었는데 여기 와서 그런 부분이 조금 풀렸다. 리시브를 보완해야 한다는 숙제도 얻었지만 많이 얻어 간다. 남은 2경기도 더 보여드리고 싶다”라고 목소리에 힘을 줬다.

이준은 팀에서 곽승석 같은 위치로 성장하고 싶은 꿈이 있다. 이번 대회 거의 나서지 않고 후배들의 플레이를 격려하는 곽승석은 이준의 작은 동작에도 도움되는 얘기를 해준다.

이준은 “(곽)승석이 형은 리시브 때 자세에 대해 좋은 얘기를 많이 해준다. 특히 받을 때 어깨 쪽이 살짝 들리는 부분에 대해서도 지적 받고 고치려 한다”라고 말했다.

이준은 “승석이 형을 보면서 닮아가려고 노력하고 있다. 승석이 형처럼 묵묵한 살림꾼으로 커가고 싶다”라고 말했다.

초등학교 4학년 때 배구를 시작한 이준. 프로선수로 지명돼 가치를 인정받은 그는 더욱 치열한 경쟁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오늘도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바레인 마나마에서 터닝포인트를 찾은 그는 새로운 목표 속에 정진하겠다는 굳은 마음이다.

이준. (C)KOVO

마나마(바레인)=홍성욱 기자  mark@thesportstimes.co.kr

<저작권자 © 스포츠타임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마나마(바레인)=홍성욱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여백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