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배구 홍성욱의 배구산책
[홍성욱의 배구 산책] 인도네시아리그에 진출한 이영택 감독과 송준호
홍성욱 기자 | 2022.11.28 11:39
이영택 감독(오른쪽)과 송준호. (C)보고르(인도네시아)=홍성욱 기자

인도네시아 수도 자카르타 중심부에서 차로 1시간 남짓 달리면 높은 산들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합니다. 도로 표지판은 ‘보고르(Bogor)’라는 지명을 안내합니다.

이곳 보고르의 야트막한 언덕에 자리한 체육관에는 선수들의 땀방울이 비 내리듯 떨어집니다. 새 시즌을 준비하는 선수들의 열정이 11월말에도 한낮 섭씨 33도까지 올라가는 더위를 이겨내고 있습니다.

현장에서 선수들의 훈련을 지휘하는 이는 2023시즌 인도네시아 프롤리가 숨셀바벨뱅크 지휘봉을 든 이영택 감독입니다.

구단은 한국지도자와 선수를 원했고, 이 과정에서 남자 국가대표팀 코치와 여자 프로팀 KGC인삼공사를 이끌었던 이영택 감독 영입에 성공했습니다.

코트에는 현대캐피탈에서 임대 이적한 송준호가 연속으로 강스파이크를 내뿜고 있습니다. 송준호 또한 숨셀바벨뱅크 스태프 들이 영상 체크 후 적극적인 영입을 통해 합류시켰습니다. 두 사람은 지난 17일 인천국제공항을 출발해 현지에서 분주히 시즌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남자부 7개 팀이 더블리그로 12경기씩 펼쳐 상위 4팀이 치르는 포스트시즌을 통해 챔피언을 가리는 인도네시아 프롤리가는 팀마다 외국인선수 2명이 뛰고, 7개 구단 가운데 외국인감독 5명이 지휘봉을 들 정도로 국제화에 공을 들이고 있습니다.

인도네시아 남자배구는 현재 FIVB(국제배구연맹) 랭킹 85위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아시아국가(아시아배구연맹 회원국) 가운데 일본(7위), 이란(10위), 카타르(25위), 중국(26위), 타이완(28위), 한국(35위), 파키스탄(41위), 호주(42위), 태국(53위), 카자흐스탄(55위), 인도(59위), 바레인(69위), 사우디아라비아(76위), 스리랑카(78위)에 이어 15위권입니다. 랭킹이 쳐진 건 국제무대에서 포인트를 쌓을 기회가 적었던 것도 원인입니다.

인도네시아 배구는 키가 크지 않지만 기술적인 배구를 구사하고 있고, 세계 4위 인구(2억 7,550만명) 저변을 무기로 폭을 넓혀가고 있습니다. 잠재력은 무궁무진합니다.

이 나라에서 최고 인기스포츠는 단연 축구이고, 그 다음이 농구와 배구의 각축전입니다. 배구 열기는 점차 고조되는 상황입니다.

이런 시기에 이영택 감독과 송준호 선수가 인도네시아리그로 진출했습니다. 의미는 상당합니다. 이영택 감독은 기술적으로 앞서있는 한국 배구를 인도네시아 현상황에 접목시키며 전수하려 합니다. 또한 송준호는 신장 우위와 타점 잡은 강타로 팀 전력 상승을 이끌겠다는 의지입니다. 두 사람의 열정이 인도네시아리그에 ‘케이배구’ 열풍을 불러일으키길 기대합니다.

인도네시아 배구 현주소가 우리보다 아래라고 해서 결코 얕잡아볼 수 없습니다. 성장 속도는 우리나라보다 빠르고, 인프라도 점차적으로 좋아지고 있습니다.

지금 70대로 접어든 우리나라 배구 원로들은 과거 중동지역 지도자로 이름을 날렸습니다. 현재 중동 남자배구는 기술적으로 기량적으로 많이 발전했습니다. 이 토대는 한국 지도자들이 만들었습니다. 현재 한국의 올림픽 진출을 번번이 가로막는 나라가 이란입니다. 최근에는 대표팀이 바레인에 패하며 AVC대회 4위를 기록했습니다.

우리나라 배구는 점점 암울한 현실을 받아들여야 하는 안타까운 상황입니다. 이럴 때 우리는 세계배구와 풍부한 교류를 통해 뒤쳐지지 말아야 합니다.

이영택 감독과 송준호 선수는 새로운 도전을 시작했습니다. 두 사람은 인도네시아 배구 속에서 실력을 뽐내는 동시에 그들의 잠재력을 확인할 것입니다. 인도네시아가 한국 지도자와 선수를 원한 건 한국배구의 장점을 흡수하겠다는 의지입니다.

좋은 지도자와 선수가 외국에 진출한 건 축하할 일입니다. 더 많은 배구인과 선수들이 각국 무대로 진출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런 가운데 우리 배구의 현주소를 확인하고, 앞으로 나아가야 할 기틀을 마련해야 하겠습니다.

대한민국 배구계는 외연확장에 힘쓸 때입니다. 그런 측면에서 이영택 감독과 송준호 선수의 인도네시아 진출은 상당한 의미를 지닙니다. 이 감독과 송 선수의 활약을 응원하고 지지합니다.

홍성욱 기자  mark@thesportstimes.co.kr

<저작권자 © 스포츠타임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홍성욱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