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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 위해 이사’ 정대영 “비시즌은 오롯이 보민이와의 시간이죠”
제천=홍성욱 기자 | 2022.05.05 08:26
정대영이 딸 보민이와 포즈를 취하고 있다. (C)제천, 홍성욱 기자

정대영(한국도로공사)은 관록의 대명사다. 프로원년 정규리그 MVP를 차지했던 그는 윙스파이커로 전후위 맹공을 펼쳤다. 백어택과 스파이크서브를 구사했던 그는 리시브도 안정적이었고, 수비상도 받았다.

올라운드 플레이어였던 정대영은 탁월한 블로킹 능력과 중원의 네트플레이를 발판으로 미들블로커로 정착했다. 롱런의 출발점이기도 했다.

이후 정대영은 2014-2015시즌을 앞두고 FA(프리에이전트) 자격으로 한국도로공사 유니폼을 입었다. 당시 도로공사가 성남에 있던 시절이었다.

팀이 연고지를 김천으로 옮기면서 정대영은 이사를 단행한다. 딸 (김)보민이가 초등학교에 입학하기 전이었다.

이후 정대영은 다시 고향 청주로 이사했다. 그 곳에서 보민이가 초등학교에 입학하고, 배구를 시작하면서 엄마 정대영은 더욱 분주해졌다. 시즌 동안은 자신의 몸을 만들고 경기력에 중점을 두며 보냈지만 비시즌은 보민이와 여행도 하고, 얘기도 나누며 지냈다.

지금은 또 달라졌다. 배구를 시작해 기량이 일취월장(日就月將)하고 있는 보민이의 미래를 위한 고민이 많다.

정대영은 남편과 상의 끝에 지난해 11월 청주에서 제천으로 이사했다. 보민이의 중학교 진학 때문이었다. 현재 김보민은 제천남천초등학교 6학년이다. 제천에서 중학교에 진학해 배구선수 생활을 이어갈 계획이다.

77회 종별배구선수권대회가 열리는 제천체육관에는 첫 날부터 정대영의 모습이 하루 종일 보였다. 정대영은 “이전에는 고등학교 경기에 더 관심이 많고, 프로에 오면 잘할 것 같은 선수가 눈에 들어왔는데 지금은 또 다르네요. 보민이가 중학교에 갈 거라서 그런지 중학교 선수들 플레이가 더 눈에 들어와요”라고 말했다.

제천체육관은 A코트와 B코트로 나눠 A코트는 19세이하부(고등부)경기를, B코트는 16세 이하부(중등부)로 경기를 펼치고 있다. 정대영은 더 많은 시간을 B코트에 할애했다.

그는 “비시즌은 오롯이 보민이와의 시간입니다. 보통은 여행을 다니면서 시간을 함께 했어요. 올해는 달라요. 3월에도 딸이 대회에 나섰고, 4월 중순에는 평가전이 있었죠. 계속 집에 있으면서 보민이 뒷바라지를 하고 있어요. 늘 코트와 함께하니 시즌이 아직 끝나지 않은 느낌도 듭니다. 개인적으로는 일년에 한 번 받는 비시즌 휴가지만 저는 늦잠 한 번 자본적이 없어요. 아이 준비시켜 보내고 저도 운동하고 아이한테 다시 가고 그렇게 보냅니다”라며 미소를 보였다.

딸과 주로 어떤 대화를 많이 하는지 물었더니 정대영은 “플레이에 대한 얘기는 많이 하지는 않아요. 보민이 선생님이 알려주시니까요. 이번에는 언더토스에 대해서만 조금 얘기를 했어요”라고 말했다.

딸의 성장이 엄마에게는 어떤 의미일지 궁금했다. 정대영은 “보민이를 보면 뿌듯하다는 느낌이 있어요. 그러면서도 그저 즐겁게 배구했으면 하는 마음이 큽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엄마의 그늘에 가려지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라고 말했다.

주변에선 정대영의 딸 김보민이 아닌 김보민의 엄마 정대영이 될 수도 있다며 기대가 크다. 장소연 SBS스포츠 해설위원과 이숙자 KGC인삼공사 코치는 이구동성으로 “보민이가 한국 배구에 큰 희망”이라고 언급한다.

정대영은 “보민이가 아주 어렸을 때부터 배구장을 많이 다녔어요. 처음에는 엄마를 보기위해 배구장에 왔는데 계속 오면서 배구를 보는 눈이 생기더라고요. 저도 보민이와 대화를 해보면 저만 보는 게 아니라 배구장 전체를 본다는 걸 알게 되더라고요. 배구 센스는 저보다 나은 것 같아요”라며 웃었다.

정대영은 본인 몸관리 또한 소홀하지 않는다. 제천체육관을 올 때도 걸어온다. 비시즌 필라테스 등 기본운동도 소화하고 있다.

그는 “지난 시즌 기량을 유지한 건 제가 좀 내려놨기 때문인 것 같아요. 욕심을 부리면 스트레스가 많아지더라고요. 다른 생각없이 ‘팀에 보탬이 되자’는 생각만 했어요. 김종민 감독님이 몸 관리에도 많이 신경써주셨고요”라고 말했다.

이번 시즌도 정대영은 같은 기조로 이어갈 생각이다. 그는 “제가 생각할 때 기량이나 몸 상태가 떨어지면 은퇴를 할겁니다. 아직은 할 수 있을 것 같아요”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엄마로, 또한 선수로 매우 분주한 정대영에게 배구와 함께하는 일상이 무척이나 행복해보였다.

제천=홍성욱 기자  mark@thesports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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