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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욱의 배구 산책] 케이타의 투혼과 눈물
홍성욱 기자 | 2022.04.10 12:14
경기 후 오랜 시간 엎드려 있던 케이타가 어렵사리 일아나 아쉬움 표정을 보이자, KB손해보험 후인정 감독이 격려하고 있다. (C)KOVO

2021-2022 V-리그 남자부 챔피언결정전은 ‘케이타 시리즈’로 기록해야 할 것 같습니다.

케이타가 이끈 KB손해보험은 챔피언결정전에서 1승 2패로 준우승을 기록했습니다. 우승 여부를 떠나 챔피언결정전은 케이타가 주인공이었습니다.

9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펼쳐진 최종 3차전은 파이널세트 듀스 접전 끝에 승부가 가려졌습니다. 1점, 2점의 차이로 챔피언과 2위로 갈리는 건 승부의 세계가 가진 운명이었습니다.

케이타는 이미 정규 시즌 36경기에서 1,285점을 기록하며 역대 최고 공격수임을 증명했습니다. V-리그 한 시즌 역대 최다득점 입니다. 2014-2015시즌 레오(당시 삼성화재)가 세운 1,282점을 뛰어넘었습니다.

또한 챔피언결정전 3차전에서 57점을 뿜어내며 역대 챔프전 한 경기 최다득점 기록도 갈아치웠습니다. 2011년 가빈(당시 삼성화재)이 기록한 53점을 넘어섰습니다.

역대 V-리그 한 경기 최다 공격 득점 기록(54점)까지 세웠습니다. 종전 기록은 2014년 레오의 52점이었습니다.

케이타는 투혼을 발휘하며 뛰었습니다. 특히 1차전을 내준 뒤, 2차전 2세트부터 살아났습니다. 2차전 3세트 19-24에서 역전을 끌어낸 강서브와 후위 연속 4득점, 그리고 서브에이스는 명승부의 정점으로 기억될 것입니다.

최종 3차전에도 케이타의 위력을 앞세워 KB손해보험은 달려나갔습니다. 1세트를 내줬지만 2세트를 따냈고, 3세트는 심판 판정 논란 속에서도 역전에 성공하는 뒷심을 보였습니다.

케이타는 4세트 들어 지쳤습니다. 눈에 보일 정도로 타점이 낮아졌고, 힘들어했습니다. 그럼에도 케이타는 코트에 남아있길 원했습니다.

파이널세트. KB손해보험은 케이타의 활약 속에 12-9 리드를 잡았고, 14-13 챔피언십 포인트에 먼저 올라섰습니다. 승부가 듀스로 이어진 뒤에도 세 차례나 챔피인십포인트 기회를 만들어냈습니다.

하지만 지친 케이타는 서브를 때리는 것도 힘겨웠습니다. 이날 경기 서브에이스가 없었던 케이타는 21-21에서 마지막 서브를 시도했지만 네트를 때렸습니다. 이어진 랠리에선 박진우의 낮은 2단 토스를 어렵사리 때려냈지만 상대 블로킹에 걸리며 ‘역대 최장시간’ 승부는 마무리 됐습니다.

코트에 엎드린 케이타는 긴 시간 일어나지 못하고 누웠습니다. 눈물도 흘렸습니다. 후인정 감독을 비롯한 동료들이 다가갔고, 대한항공 링컨과 한선수까지 등을 두드리며 격려했지만 쉽사리 눈물을 멈추지 못했습니다.

어렵사리 일어난 케이타의 표정 속에서 우승에 대한 간절한 염원, 그리고 아쉬움을 보았습니다.

그리고 그 마음에 대한 존경심이 생겼습니다. 마지막까지 힘을 다해 최선을 다하는 모습은 귀감이 될 것입니다.

케이타가 가진 책임감 또한 놀라웠습니다. 팀에게 우승을 선물하고, 자신도 진정한 킹이 되려 했던 그의 의지는 기억해야 할 것 같습니다.

케이타는 V-리그 역사 속에 최고의 외국인선수로 남을 것입니다. 팀의 우승을 이끈 건 아니었지만 케이타의 막강했던 공격력과 세리머니, 그리고 퍼포먼스는 우승 이상의 가치를 보여줬습니다.

케이타의 배구 인생을 늘 응원하겠습니다. 건승을 기원합니다.

케이타가 엎드려 눈물을 흘리자 동료들은 물론이고, 대한항공 링컨과 한선수까지 격려하고 있다. (C)KOVO
경기 중 힘겨워했던 케이타는 끝까지 투혼을 펼쳤다. (C)KOVO

홍성욱 기자  mark@thesports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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