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K기업은행 산타나(왼쪽)와 흥국생명 캣벨. (C)KOVO

IBK기업은행과 흥국생명이 5라운드 맞대결에 나선다. 두 팀은 26일 오후 4시 화성종합경기타운 실내체육관에서 경기를 시작한다.

홈팀 IBK기업은행은 9승 20패 승점 25점으로 6위고, 원정팀 흥국생명은 9승 20패로 승패가 같지만 승점 28점으로 5위를 기록하고 있다.

오늘 경기에서 승리하는 팀은 시즌 10승에 성공한다. 만일 IBK기업은행이 승점 3점을 따내며 승리한다면 5위와 6위가 자리를 바꾼다.

현시점에서 5위와 6위는 크게 중요하지 않다. 최하위도 아니고 준플레이오프를 바라보는 것도 아니다. 순위가 올라가면 다음 시즌 외국인선수나 신인선수 지명 때 구슬 추첨 확률이 떨어지는 점도 전혀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이번 시즌 뛰는 외국인선수의 재계약 여부도 지금은 고민해야 한다. 수준급 외국인선수가 트라이아웃에 몇 명이나 신청할 것인지도 면밀한 체크가 필요하다.

IBK기업은행이나 흥국생명은 시즌 유종의 미가 필요하다. 이는 다음 시즌과 연결되는 부분이다.

두 팀의 이번 시즌은 힘든 과정이었다. IBK기업은행은 초반 연패 상황에서 팀을 이탈한 선수와 코치까지 나왔다. 구단의 판단미스로 단장과 감독이 바뀌었고, 감독대행을 두 명이나 거치는 등 파란만장한 시즌을 보내고 있다. 아직도 일부 상황은 재판이 진행중이다.

이런 가운데 김호철 감독 부임 이후 팀이 안정을 되찾았고, 최근 꿈틀거리고 있다. 지난 10일 GS칼텍스에 3-0 완승을 기록하면서 5연승 행진을 이어가기도 했다. 지금은 희망을 품고 다음 시즌을 바라본다. 이번 시즌 유종의 미가 중요해졌다. 김호철 감독은 6라운드부터는 폭 넓은 선수 기용을 할 것이라고 천명했다. 다음 시즌에 대비한 포석이다.   

흥국생명은 올 시즌보다 지난 시즌이 힘들었다. 학교폭력 이슈가 배구계를 뒤흔들었고, 역시나 상황 판단을 잘못해 전력이 급하락했다. 이후 해당선수 두 명이 팀과 재계약을 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슈퍼스타를 잡을 기회도 날려버렸고, 은퇴와 이적으로 팀은 주전 라인업이 대거 바뀌었다.

어쩌면 오늘 경기에 나서는 두 팀의 이번 시즌 하위권 포진은 당연한 결과였다. 선수단을 운용하는 감독의 영역을 논하기 이전에 구단 의사 결정권자가 얼마나 큰 그림을 잘 그리고 실행했는지를 되돌아봐야 한다.

배구단의 운영이 이 정도 수준이라면 회사의 의사결정 구조 또한 엇비슷할 것으로 짐작할 수밖에 없다. 이번 비시즌 또한 마찬가지다. 두 팀 모두 단장이 바뀌었다. 기대가 크다. 어떤 행보를 보이는지 유심히 지켜보고 있다.

IBK기업은행이나 흥국생명 모두 포커스는 다음 시즌이다. 그 연장선상에 오늘 경기가 포함돼 있다. 코트에 서는 선수들은 플레이 하나에 집중하며 자신의 존재 의미를 보여줘야 한다.

두 팀의 이번 시즌 네 차례 맞대결은 2승 2패로 팽팽했다. 김호철 감독 부임 이후 첫 경기였던 지난해 12월 18일에는 흥국생명이 3-0 완승을 거두며 3연패 탈출에 성공했고, 지난 1월 15일 4라운드 맞대결은 IBK가 3-2 승리를 거두며 지긋지긋한 8연패 탈출에 성공했다. 경기가 끝난 이후 김하경이 폭풍 눈물을 쏟았던 바로 그 경기였다.

오늘 경기는 변수가 있다. IBK기업은행은 브레이크 이후 지난 22일 현대건설에 1-3으로 패하며 코트 적응을 시도했다. 이후 사흘 동안 재정비를 통해 오늘 경기에 나선다. 반면 흥국생명은 지난 11일 페퍼저축은행에 1-3으로 패한 뒤 보름 만에 코트로 향한다. 초반 어떤 컨디션을 보여줄 것인지가 매우 중요하다.

오늘 경기는 상당히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가장 눈여겨봐야 할 선수는 흥국생명 캣벨이다. 이 선수의 활약 여부가 승패를 좌우할 것 같다. 캣벨의 컨디션과 의지가 중요하고, 이를 막는 IBK 블로커들의 움직임 또한 유기적으로 살펴볼 필요가 있다. 

경기는 오후 4시에 시작된다. 날이 풀린 2월 마지막 토요일에 펼쳐지는 유일한 배구 경기다. KBSN스포츠와 네이버스포츠를 통해 생중계된다.

홍성욱 기자  mark@thesports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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