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배구 홍성욱의 배구산책
[홍성욱의 배구 산책] ‘파행’ IBK기업은행, 내부인력과 시스템으로는 지금 사태 감당 못한다
홍성욱 기자 | 2021.11.24 16:24
IBK기업은행 홈페이지 메인이미지 캡쳐

IBK기업은행이 내부적으로는 수습하지 못할 격랑 속으로 휩쓸려 들어갔습니다.

IBK기업은행은 23일 흥국생명과의 경기에 김사니 코치가 감독대행으로 나섰습니다. 서남원 감독의 경질 이후 열리는 첫 경기였습니다.

수많은 취재진이 몰린 이 경기 전후 공식 인터뷰를 가진 김사니 코치는 “차기 감독이 오기까지 이 자리를 잘 이끌도록 하겠다”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구단 사무국장은 이례적으로 “김사니 코치의 거취는 새 감독이 부임 이후에도 감독 자리에서 내려올 뿐, 구단에서 나가는 건 아니다”라고 경기 전 김사니 코치의 인터뷰에 대해 경기 후 부연했습니다.

그래서 다시 질문했습니다. 새 감독에게 코치 임명권이 있는 것 아니냐고 하니 그제야 “그렇죠. 새로 부임하는 감독이 결정하게 되죠”라고 확인했습니다.

지금 상황에선 새 감독이 언제 올지도 모를 뿐더러 오더라도 김사니 코치를 내치기는 쉽지 않아 보입니다. 현재 구단 사무국의 수장이 이런 견해를 가지고 있으니 윗선은 더할 것으로 짐작됩니다.

선수도 아닌 코치가 두 차례나 팀을 이탈했는데도 구단이 다시 불러 팀의 정상화를 위해 힘써줄 것을 당부한 상황입니다. 20년 넘게 스포츠 취재를 하면서 대한민국 모든 종목 구단 중에 이런 구단은 처음봅니다. 아마 나중에도 없을 것 같습니다. 유일한 구단이 IBK기업은행입니다. 그저 놀랍고 한심스럽습니다.

IBK기업은행은 지금 바다에 둥둥 떠 표류하고 있습니다. 단장도 없고, 감독도 없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전날 김사니 코치는 서남원 감독이 폭언을 했다고 주장했지만 서남원 감독은 폭언을 한 적이 없다고 즉각 반박했습니다. 사태가 진실공방으로 번지고 있습니다.

이 문제를 과연 IBK기업은행이 제대로 조사할 수 있을까요. 절대 불가능합니다. 이미 IBK기업은행은 서남원 감독 경질 직전에도 국장과 팀장이 선수들을 나눠서 면담했습니다. 하지만 그 자리에서 저연차 선수들이 속 깊은 얘기를 털어놨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김사니 코치의 폭언 주장 발언과 서남원 감독의 반박에 대해서는 정확한 워딩을 찾아야 하고, 영상이나 녹취가 있다면 가감없이 언론에 공개하는 것이 마땅합니다. 그리고나서 그것이 폭언인지 아닌지를 객관적으로 판단해야 합니다.

조송화에 대한 처리만 봐도 이 구단의 행정력이 단적으로 보입니다. 임의탈퇴가 임의해지로 바뀌었고, 프로세스에 대해 한국배구연맹이 설명했고, 공문까지 내렸습니다. 먼 과거도 아니고 지난 9월 얘기입니다. 특히 개정 원인이 배구 선수와 관련이 있었기에 공청회 과정부터 배구계가 참여하기도 했습니다. 

기사를 작성하면서 남녀부 5개 구단에 직접 전화해 물어보니 모든 사무국원들이 숙지하기 위해 따로 스터디를 한 구단도 있었고, 임의해지가 생겼을 때 어떻게 행동하고 처리한다는 틀을 잡아놓은 구단도 있었습니다.

IBK기업은행은 달랐습니다. 구단관계자가 조송화와 만나 구두로는 답을 들었지만 선수 마음은 서남원 감독이 경질당한 이후 바뀌었고, 이제는 선수의 심경변화에 흔들리고 있습니다.

전날 경기 도중 IBK기업은행은 보도자료를 발표하는 촌극도 있었습니다. 조송화와는 함께가지 않겠다는 내용인데 구체적으로 어떤 자체 징계를 내리겠다는 내용도 없었습니다. 관계규정에서 정하는 바를 감안하여 조취를 취할 계획이라고 두룽뭉술하게 언급했습니다. IBK기업은행이 지점에서 대출 서류를 받을 때도 이런 식으로 처리하는지 되묻고 싶습니다. 언론 발표를 하는 날도 있고, 하지 않고 구단 SNS에 올리는 날도 있고, 발표 시점도 경기 중이라도 그냥 진행합니다. 

지금 IBK기업은행 구단을 신뢰할 수 없습니다. 선수들의 인터뷰에서도 태업은 없었고, 기사로 인해 상처를 받았다고 했습니다. 훈련에 참여했다고도 했습니다. 지금 상황에 대한 항변이었습니다. 

그렇다면 불명예스럽게 팀을 나간 김우재 전 감독과 경질된 서남원 감독은 기자회견을 열거나 간담회를 통해 모든 사실을 빠짐없이 공개적으로 밝혀야 합니다. 그래야 우리나라 전체 배구계가 바로 설 수 있습니다.  

지금은 이 두 전임 감독이 먼저 언급하고, 언급한 내용을 역으로 조사해야 합니다. 순서는 구단 밖에서 시작할 수밖에 없습니다. 검증도 구단 밖에서 해야 합니다.

IBK기업은행은 내부적으로 지금 사태를 해결할 능력과 지위를 잃었습니다. 현재 모든 언론이 IBK기업은행을 겨냥하고 있습니다. 언론이 대동단결한 것이 아닙니다. 각 사별 주장이 이렇게 모아지고 있습니다.

여론이 모아지는 곳이 언론입니다. 적어도 절반 가까운 목소리가 IBK기업은행 구단과 선수들을 대변한다면 모를까, 지금 상황이라면 IBK기업은행은 큰 결단이 필요합니다. 팬들은 트럭시위에 나섰고, 청와대 국민청원까지 등장한 마당입니다.

남녀부 감독들 또한 이 사태를 예의주시하고 있습니다. 배구 전체의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IBK기업은행을 제외한 13개 구단 감독 모임이 추진되고 있습니다. 범 배구인들도 이 사태가 간단히 해결할 문제가 아니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습니다.

지금 상황에서 IBK기업은행은 그저 새 감독을 찾아 임명하고, 기존 코치 및 선수들과 화해를 시키고, 외국인선수를 교체해 이기는 경기를 많이 하면 사태가 해결될 것으로 여기는 것 같습니다.

지금은 이 상황을 뛰어넘었습니다. 구단 생사를 걸어야 합니다. 발전적 해체냐, 아니면 재창단 수준의 개혁이냐를 놓고 고민해야하는 시점에 왔습니다.

기사를 출고하는 이 시점에도 IBK기업은행 구단 홈페이지 대문 중심에는 팀과 함께가지 않기로 한 선수가 있습니다. 이 상황이 IBK기업은행의 현주소입니다.

홍성욱 기자  mark@thesportstimes.co.kr

<저작권자 © 스포츠타임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홍성욱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포토존
PREV NEXT
여백
여백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