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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첫 경험한 대표팀 막내’ 박은진 “새로운 배구의 출발점”
홍성욱 기자 | 2021.08.13 10:40
서브를 구사하는 박은진. (C)FIVB

박은진(KGC인삼공사)이 도쿄올림픽을 마치고 돌아와 소속팀에서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이번 도쿄올림픽은 그의 배구 인생 첫 올림픽이었다. 막내로 대표팀에 합류해 4강 진출에 기여했던 박은진은 많은 걸 담아왔다고 목소리에 힘을 줬다. 새로운 배구의 출발점이라고도 했다. 평생 기억에 남을 강렬했던 그의 첫 올림픽 여정을 정리했다. 질문 하나하나에 거침없는 답변이 돌아왔다.

# 올림픽 무대를 처음으로 경험했다.

“영광이었다. 정말 신기했다. VNL(발리볼네이션스리그)과는 차이가 컸다. 그 대회에 오지 않았던 선수들이 보였다. 내로라하는 선수들이 눈만 돌리면 보였다.”

# 기억에 남는 선수는 누구였나.

“보스코비치(세르비아)가 기억에 남는다. 왜 그 선수가 대단하다고 말하는 지를 직접 네트를 마주하고 대하면서 느꼈다. 그리고 카롤리나(브라질)는 블로킹도 좋고, 공격 때 끌어 때리고 각을 내는 공격 기술이 인상적이었다. 에다 에르뎀(터키)은 블로킹도 잘하면서 외발이동공격을 정말 잘했다. 진짜 잘하는 선수들을 보고 왔다.”

# 터키와의 4강전 5세트가 기억에 남는다.

“4세트가 끝나고 라바리니 감독님이 준비하라고 사인을 줬다. 진짜 떨렸다. 지금 생각해도 떨린다. 들어가면 내가 뭘 할 수 있을까 생각을 했다.”

# 승부의 향방을 가르는 강력한 서브를 연속으로 구사했다.

“1점씩 주고받는 랠리였다. 4강이 걸린 마지막 세트였다. 떨렸지만 이겨야 한다는 생각만 했다. 서브에 대한 자신감은 있었고, 감독님이 늘 범실해도 괜찮으니 서브를 강하게 넣어 상대 리시브 라인을 흔들라고 하셨다. 범실을 하지 말아야 한다는 생각보다 강하게 넣어야 한다는 생각을 먼저 했다.”

# 첫 서브가 김연경의 다이렉트 킬 득점으로 이어졌다.

“지금도 선명하다. 하나가 딱 들어가니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연경 언니가 잘 때려줘서 정말 고마웠다.”

# 두 번째 서브 또한 득점으로 연결됐다.

“두 번째 서브는 조금 편안했던 것 같다. 다시 연경 언니가 득점으로 연결시켰다. 언니가 정말 멋지게 기술적으로 때리는 걸 보면서 짜릿했다. 13-10까지 앞섰고, 13-11에서 (오)지영 언니랑 바꿨는데 경기 승리 후에 연경 언니, 수지 언니를 시작으로 모든 언니들이 한 명도 빼지 않고 서브 잘 때렸다고 칭찬을 엄청 해줬다. 진짜 기분이 좋았다. 그리고 안도했다.”

# 이번 대표팀 분위기가 정말 좋아 보였다.

“고등학교 때부터 대표팀에 뽑혔다.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때부터 대표팀에 여러 번 뽑혔는데 이번 올림픽은 정말 언니들이 철저하게 준비하는 걸 보면서 더 분위기가 결속된 것 같다.”

# 막내였다. 올림픽은 스태프에 제한이 있어 다른 대회보다 할 일이 많았을 것 같다.

“원래 막내가 할 일이 많다. 이번 대표팀은 조금 달랐다. 언니들이 정말 엄청 도와줬다. 동기 (정)지윤이와 (안)혜진 언니까지 셋이서 막내 일을 했다. 하지만 아이스박스 관리, 경기 때 물통을 씻고 물을 관리하는 일, 볼과 수건을 챙기고 도시락을 받아오고, 훈련 체육관 뒷정리까지 모두 조를 짜서 했기 때문에 힘들지 않았다.”

# 조편성이 궁금하다(웃음).

“(크게 웃으며)(박)정아 언니와 (표)승주 언니가 도시락 운반조였고, (김)희진 언니, (이)소영 언니는 체육관 뒷정리 조로 함께 했다. (김)연경 언니, (김)수지 언니, (양)효진 언니, (오)지영 언니, (염)혜선 언니까지 5명은 짐을 나눠서 들었다. 모든 게 분담이었고, 기분 좋게 마무리 됐다.”

# 식사는 도시락 위주였나.

“한 번씩 식당에 가기도 했지만 주로 도시락을 먹었다. 조리장님 도시락에 한국에서 가져간 반찬도 함께 먹었다.”

# ‘코로나 19’ 상황이라 선수촌 말고는 나가기 힘든 상황이었다.

“그런 부분은 조금 아쉽다. (양)효진 언니가 런던올림픽 때는 밖에 자주 나갔었고, 자유시간에 구경하는 재미도 있었다고 알려줬지만 이번에는 선수촌 안에서 머물렀기 때문에 구경도 선수촌 안에서 했다.”

# 올림픽 빌리지에서 기억에 남은 에피소드가 있다면.

“연경 언니가 국제스타라는 걸 확인했다. 다른 나라 스타 플레이어들이 연경 언니만 보면 사진을 찍자고 부탁했다. 인사 나누는 선수도 엄청 많았다.”

# 막내 박은진이 기억하는 대표팀 주장 김연경을 표현한다면.

“연경 언니는 고등학교 때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때부터 함께 했다. 그 때는 영광이라는 생각만 들었다. 언니가 많은 경험이 있고, 다양한 포지션을 해봐서 정말 큰 도움이 된다. 잘할 때 칭찬해주는 것도 좋지만 힘들 때 안되는 부분을 딱 알려준다. 신기할 정도로 놀라웠다. 정말 자상하게 챙겨주고 버팀목이 돼 준 부분을 고맙게 생각한다. 잊지 못할 것 같다.”

# 이번 올림픽에 숙소는 어떻게 배정됐나.

“선수촌은 2인실과 4인실이 있다. 2인실은 그냥 원룸이고, 4인실은 방 2개가 같은 사이즈고, 거실이 있다. 화장실은 1개 밖에 없어 아쉬웠다. 효진 언니, 정아 언니와 한 집에 있었고, 효진 언니가 독방을, 나와 정아 언니가 같은 방을 썼다. 정아 언니와 처음 같은 방을 쓰면서 마음 깊은 얘기를 많이 나눴다. 언니랑 친해진 게 이번 대회 수확(웃으며)인 것 같다. 다른 언니들과도 더 많이 친해졌고, 친하다는 의미보다 뭉쳤다는 느낌으로 하루하루를 지냈다.”

# 공항 입국 때부터 엄청난 환영을 받았다. 입국 후 달라진 점이 있다면.

“공항 입국 때부터 실감했다. 짐이 많아서 소영 언니와 조금 늦게 나갔는데 엄청난 함성과 박수 소리가 났다. 여자배구 인기가 달라진 걸 느꼈다. 팬분들의 메시지도 엄청 많이 왔고, 지인 연락도 평소보다 엄청나게 많이 받았다. 중학교 때 친했다가 전학가면서 연락 끊긴 친구 연락을 받아 반가웠고, 집에 잠시 들렀을 때 마트에 갔는데 마스크를 써도 많은 분들이 알아봐주셔서 놀랐다.”

# 3년 뒤 파리올림픽이 있다. 각오가 달라졌을 것 같다.

“올림픽에 다녀와보니 세계적인 선수들을 보면서 동기부여가 됐다. 나 역시 새로운 배구의 출발점으로 삼고 다시 시작해야 할 것 같다. 무조건 다음올림픽 티켓 획득을 해서 꼭 나가고 싶다.”

# 구체적으로 어떤 부분을 보완하고 싶은가.

“국내리그에서는 키에서 밀리지 않았지만 올림픽에 와보니 다른 나라 센터 들은 190cm가 넘고 2m에 가까운 선수도 많았다. 블로킹 높이는 밀리지만 스텝과 손모양을 통해 보완하려 한다. 특히 블로킹 사이가 중요하다는 걸 느꼈다.”

# 어떤 선수가 되는 것이 목표인가.

“아직 부족한 게 많지만 블로킹과 공격 모두 잘하는 선수로 남고 싶다. 센터 하면 박은진을 떠올릴 수 있도록 열심히 하겠다.”

도쿄올림픽 마지막 경기 후 기념촬영. (C)FIVB
터키전 승리 확정 순간 박은진(오른쪽)이 환호하고 있다. (C)FIVB

홍성욱 기자  mark@thesports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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