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배구 홍성욱의 배구산책
[홍성욱의 배구 산책] 여자배구 7구단 창단이 리그에 보내는 신호
홍성욱 기자 | 2021.04.30 09:23
지난 28일 서울 강남구 리베라호텔에서 열린 여자부 외국인선수 드래프트 행사장. 여자배구는 이번 드래프트부터 7구단 체제로 전환됐다. (C)KOVO

여자프로배구 7구단이 탄생했습니다. 꼭 10년 만입니다. 현재 시청률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여자배구는 외연확대까지 성공했습니다.

하지만 분명히 짚고 넘어갈 부분이 있습니다. 외연이 커진 상황에서 과연 여자배구는 튼실한 내실을 다질 수 있는 환경인지를 따져봐야 합니다.

현실은 암울합니다. 신인 선수들이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프로에 와서 2년 안에 절반 이상이 사라집니다. 몸 관리를 잘하고, 실력을 인정 받은 선수들은 서른 중반 혹은 그 이상까지 활약합니다. 신인 선수는 점점 씨가 마르고 있고, 리그는 점점 노장 선수들 비중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문제는 7구단이 생기면서 나타날 미래입니다. 일단 모든 구단은 시즌 마다 기존 30경기에서 36경기로 늘어난 일정을 소화하게 됩니다. 6경기가 더 늘었으니 지난 시즌과 비교하면 한 라운드 이상이 늘어나는 상황입니다. 선수단 규모를 키우지 않으면 기존 주전 멤버로는 소화하기 힘든 일정입니다. 경기 일정도 더 촘촘해집니다.

7구단 참여로 코트를 누비는 주전 선수들은 기존 42명에서 49명으로 늘어나게 됩니다. 이 가운데 외국인선수 7명이 포함돼 있습니다. 국내 주전선수는 36명에서 6명 늘어난 42명으로 확대됩니다. 지난 시즌까지 주전으로 뛰지 않았던 선수 6명이 주전으로 활약하게 됩니다. 이는 단기적으로는 몇몇 선수들에게 기회가 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리그의 하향평준화를 가져올 것입니다.

그렇다면 이에 대한 대책이 필요합니다. 여자부 7개 구단과 KOVO는 경기력 유지 혹은 향상에 대한 플랜이 있어야 합니다.

개인적으로 세 가지를 제안합니다. 우선 엔트리 제도 입니다. 모든 팀이 리그에 엔트리 12명을 제출해서 뛰는 것을 제안합니다. 엔트리 변경을 통해 선수를 활용하는 것이 공정하다는 판단입니다. 엔트리 인원은 조정 또는 협의할 수 있지만 올림픽 경기에 맞춰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아시아쿼터 도입도 시급합니다. 아시아쿼터를 통해 기량이 뛰어난 선수들이 리그로 유입될 필요가 있습니다. 적은 연봉에 실력을 갖춘 선수들이 들어온다면 리그는 더욱 활성화될 수 있습니다.

이와동시에 2군 리그를 만들어야 합니다. 2군 리그가 있어야 고졸 신인선수와 비주전 선수들의 데이터가 축적됩니다. 선수는 연습경기나 팀훈련이 아닌 실전을 통해 성장합니다. 이렇게 되면 2군에서 뛰는 선수들도 일정 이상 연봉을 받게 되고, 시장 논리에 따라 초고액 연봉을 받는 선수들의 숫자도 줄어들게 될 것입니다. 리그는 치열한 경쟁 속에 더욱 사랑받게 될 것입니다. 또한 심판도 2군 리그 경험을 쌓고 1군에 올라올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1군 엔트리 12명과 2군 엔트리 12명을 보유한 구단들이 하나둘 생겨나게 된다면 그 팀의 미래는 상당히 밝아질 것입니다. 지금 고교졸업 선수를 당장 프로 1군에 투입하는 건 극히 제한적인 몇몇 선수만 해당합니다. 2군 리그를 통해 선수를 일정 기간 키워가는 것이 필요합니다. 그래야 선수가 배구를 그만두더라도 후회가 없을 것입니다.

여자배구가 7구단 확대에 알맞는 경기력 유지와 더불어 경쟁력을 확보하려면 지금같은 특정선수에 의존하는 시스템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걸 분명히 알아야 합니다. 그 선수가 은퇴하면 그와 비슷한 선수가 리그에 등장할 거라 생각하면 안됩니다. 

현재 여자배구가 주식시장에 상장된 상태라면 ‘고평가 저가치’ 주식으로 분류될 것입니다. 절대 투자하면 안될 종목이라는 얘기입니다.

해결책은 시스템을 갖추는 일입니다. 7구단이 창단됐다지만 여자배구 기반이 취약하다는 건 분명한 사실입니다. 지금부터는 연맹과 구단관계자들의 입안과 실천 능력이 중요해졌습니다. 희망을 볼 수 있었으면 하는 간절한 마음입니다.

홍성욱 기자  mark@thesportstimes.co.kr

<저작권자 © 스포츠타임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홍성욱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