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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끝낼 것인가’ 선두 흥국생명, 경기력 끌어올릴 승부수 던져라
홍성욱 기자 | 2021.02.18 08:02
흥국생명 선수들이 16일 IBK기업은행전이 끝난 직후 무거운 발걸음으로 코트를 빠져나가고 있다. (C)KOVO

[스포츠타임스=홍성욱 기자] 시즌을 10연승으로 시작했던 선두 흥국생명이 주전 선수 3명 이탈 속에 4연패 수렁에 빠졌다. 시즌 초반과는 대조된다. 선두 자리도 위태롭다.   

흥국생명의 2020-2021시즌은 화려한 멤버로 출발했다. 주전 라인업 자체가 나머지 5팀과 차원이 달랐다. 레프트 김연경과 이재영, 라이트 루시아, 센터 김세영과 이주아, 세터 이다영, 리베로 도수빈과 박상미가 주전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이 가운데 무려 3명이 빠져있다. 외국인선수 루시아 프레스코가 지난해 12월 5일 GS칼텍스와의 3라운드 첫 경기 1세트 1-1 상황에서 어깨 부상을 당하며 전력을 이탈했다.

이후 흥국생명은 국내 선수로만 경기를 치렀다. 그래도 강했다. 김연경과 이재영 위주의 전위 큰 공격에 의존했기에 루시아의 빈자리도 그리 크게 느껴지지는 않았다.

흥국생명은 3라운드 팀 내분까지 겹치며 2승 3패로 주춤했지만 4라운드 5전 전승을 거두며 선두를 굳건히 했다. 그 사이 새 외국인선수 브루나 모라이스까지 합류하면서 팀은 포스트시즌 준비에 본격적으로 돌입하는 듯 했다.

하지만 5라운드 첫 경기인 1월 31일 현대건설전에서 2-3으로 패했고, 지난 5일 GS칼텍스에 0-3 완패를 당했다. 조직력과 경기력이 크게 흔들리는 시점에서 더 큰 위기까지 닥쳤다.

지난 10일 오전 한 인터넷 사이트 게시판에 이재영과 이다영의 학교 폭력에 관한 글이 올라왔다.

당시 학교 폭력 이슈와는 별개로 김천 원정길에 동행하지 않았던 이재영과 이다영은 당일 자필 사과문을 발표하며 이 사실을 인정했다.

이후 학교 폭력은 일파만파로 확대됐다. 추가 폭로와 함께 다른 선수 폭로까지 연쇄적으로 이어졌다. 설 연휴가 끝난 직후인 15일 흥국생명 구단은 이재영과 이다영에 대해 무기한 출전정지 징계를 결정했다. 사실상 철퇴를 가한 것.

가뜩이나 세터 이다영의 경기력이 흔들리며 김연경과 이재영의 하이볼 득점력에 의존했던 흥국생명은 이재영까지 빠지면서 공격이 단순해졌다. 상대는 김연경 마크에 집중했다.

흥국생명은 11일 한국도로공사전과 16일 IBK기업은행전에서 0-3 완패를 당했다. 처참한 경기력이었다. 11일은 이번 시즌 최단시간 경기였고, 16일은 시즌 최다점수차 기록까지 갈아치웠다. 아예 상대가 안되는 상황이었다.

일단 새외국인선수 브루나의 실력 자체가 함량미달이었다. 공격 범실도 많았고, 기량 향상이 필요한 선수였을 뿐, 현 시점에서 흥국생명에 도움이되는 선수는 아니었다.

여기에 리시브도 크게 흔들렸다. 정상적인 리시브였다면 배분이라도 시도할 수 있었지만 공격수가 처리하기 힘든 공이 연속으로 올라왔다. 김미연의 공격은 계속 차단 당했고, 김연경 또한 블로커 3명 앞에서는 뚫어내기 쉽지 않았다. 블로커들이 움직이면서 김연경을 막는 것이 아니었다. 아예 김연경 공격 루트를 지키고 있었다.

흥국생명은 5라운드 4연패 상황에서 19일 KGC인삼공사와 만난다. 하지만 당장 반전을 기대하기 힘든 상황이다. 이 경기를 포함해 남은 6경기에서 승리는 고사하고, 승점을 챙기는 것도 현실적으로 쉽지 않아 보인다.

나머지 선수들 또한 충격 속에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세 차례 볼 터치를 하면서 안정화, 정밀화, 가공화돼야 하는 볼의 궤적은 불안정 속에 이어지고 있다.

흥국생명이 선두를 계속 지키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하지만 이보다 더 큰 걱정은 현재 전력으로 포스트시즌에 나서야 한다는 점이다.

흥국생명은 최소 3위를 확보한 상태다. 플레이오프는 치러야 한다. 현시점에서 흥국생명이 경기력을 끌어올리는 방법은 크게 세 가지다. 우선 브루나의 실력이 급상승하는 경우다. 크게 기대하기는 어렵지만 브루나가 경기를 통해 어느 정도 적응이 될 경우를 좋은 모습을 보일 가능성도 남아있다.

두 번째로 국내 선수를 활용한 조직력 강화다. 김다은, 이한비, 박현주 등 국내 선수들을 통해 남은 경기를 치르는 방법이 있다.

마지막으로는 외국인선수 교체 카드를 꺼내는 방법이 있다. 시즌 중 외국인선수 교체는 두 차례까지 허용된다. 흥국생명은 한 차례 기회가 남아있다.

세 가지 가운데 어떤 방법을 쓸 것인지는 전적으로 흥국생명의 선택이다. 하지만 이렇게 무기력하게 남은 시즌과 포스트시즌을 끝낸다면 배구계에 더 큰 누를 끼치게 된다.

어떤 방식을 선택할지 흥국생명은 빠른 결단이 필요하다. 그래야 팀도 안정을 찾을 수 있다.

여러 차례 굵직한 사건이 터질 때마다 ‘선수 보호’ 등 이해할 수 없는 이유로 골든 타임을 날려버린 흥국생명이 최근 두 경기와 비슷한 모습을 이어간다면 사상 최악의 시즌으로 기록될 수밖에 없다.

지금은 부상 이탈과 학교 폭력 가해자로 지목돼 이탈한 주전 선수들의 흔적을 경기력으로 회복시켜야 하는 단계다. 구단은 남은 선수들은 물론이고, 팬들 앞에 포기하지 않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표류하는 흥국생명의 방향성과 선택에 다시 한 번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홍성욱 기자  mark@thesports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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