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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욱의 배구 산책] 배구 보기 두려운 시즌
홍성욱 기자 | 2021.01.01 09:34
사진=KOVO 제공

노트북이 든 백팩을 메고 체육관으로 향할 때마다 마음이 들뜹니다. 오늘은 어떤 승부가 펼쳐질 것인지 몹시 궁금하기 때문입니다. 선수들 각각의 히스토리로 형성된 팀 케미스트리가 코트에서 어떻게 표현될지 기대감이 부풀어오릅니다. 비시즌 동안 흘린 굵은 땀방울은 반드시 코트로 스며들 것이라는 확신이 있기에 더더욱 그렇습니다.

새해 첫 날입니다. 현재 2020-2021 V-리그는 반환점을 돌았습니다. 지난해 10월 17일 개막 이후 정규리그는 ‘코로나 19’로 무관중 경기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 격상에도 중단 없이 현재까지 이어지는 건 다행입니다. 앞으로 몇 차례 변곡점이 기다리고 있지만 무사히 마칠 수 있기를 기원하는 마음입니다.

남자부는 KB손해보험의 돌풍 속에 대한항공이 선두 경쟁을 펼치고 있고, OK금융그룹, 우리카드, 한국전력까지 선두를 위협하고 있습니다.

여자부는 흥국생명이 10연승을 내달리다 3라운드 들어 3패를 당하며 주춤하는 사이, GS칼텍스가 맹추격전에 나서고 있습니다. 한국도로공사와 현대건설도 하위권에서 중상위권과 격차를 줄여가고 있습니다.

관중석은 텅 비어있지만 코트 안의 열기는 의외로 달아올라 있습니다. 아니 다소 과열 양상을 보이고 있습니다. 어수선함까지 더해지니 혼란스럽습니다.

순위싸움이 치열한 건 흥미로운 요소입니다. 특히 경기력이 부각될 때는 더욱 그렇습니다. 하지만 이번 시즌 현재까지의 종합적인 경기력은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것이 사실입니다.

경기력은 정확한 리시브와 토스에서 기인합니다. 특히 토스의 중요성이 날로 커지고 있습니다. 남자부가 그나마 나은 편이지만 만족스러운 수준은 아닙니다. 여자부는 세터 기근이 본격화되고 있습니다.

경기력이 떨어지는 상황에서 경기 외적으로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광경 들이 여기저기서 보이고 있습니다. 걱정입니다.

배구장은 적어도 지난 시즌까지는 경기에 빠져 감탄하고 박수를 치는 곳이었습니다. 팬들의 환호와 미소를 볼 수 있는 곳이었습니다. 이런 일터에 있는 것이 행복하고, 뿌듯했습니다.

이번 시즌은 확실히 결이 다릅니다. 취재 신청을 하고, 현장으로 향할 때마다 오늘은 별 일 없이 무탈하기를 바라는 마음이 먼저입니다. 기대보다는 걱정이 앞서는 상황입니다.

내분이 생겨 팀 분위기가 엉망인 팀은 취재 자체가 가시방석입니다. 감독을 만나도 선수를 만나도 말 한마디 꺼내는 것이 무척이나 조심스럽습니다.

심판 판정에 대한 항의도 여기저기서 거세졌습니다. 분명 룰이 있는 경기인데 난장판이 되는 건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요. 참을성 없는 사람들의 행동을 굳이 생중계로 보고 싶은 사람이 어디 있겠습니까.

일부 외국인선수의 돌출행동을 보면 짜증까지 납니다. 어렵게 어렵게 쌓은 배구 인기가 사그러들까 걱정스럽습니다.

지금은 총체적난국 상황입니다. 이런 분위기가 계속 이어진다면 역대 최악의 시즌으로 기록될 것입니다.

새해 새아침입니다. 당장 오늘부터 경기가 이어집니다. 제발 새해에는 자중하며 경기에 집중해야 하겠습니다. 배구가 팬들을 기쁘게 해야 하는데 오히려 팬들이 배구를 걱정하고 있습니다. 큰일입니다.

그래도 아직은 배구계의 자정 능력을 믿고 있습니다. 여전히 배구를 보는 것이 두려운 시즌이지만 기대의 끈은 놓지 않으려 합니다.

홍성욱 기자  mark@thesports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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