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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중혈투에서 이겼다’ 박현경, 아이에스동서 부산오픈 초대 챔피언
홍성욱 기자 | 2020.07.13 20:29
임희정(왼쪽)과 박현경이 승부를 결정지은 뒤, 포옹하고 있다. (C)KLPGA 박준석

[스포츠타임스=홍성욱 기자] 끊임 없이 내리는 비, 잔뜩 물을 머금은 필드, 갤러리 없이 새들의 울음이 간간이 들려오는 산등성 사이에서 마지막 승부가 펼쳐졌다. 

손에 클럽을 쥔 선수는 박현경과 임희정 뿐이었다. KLPGA투어 신설 대회인 아이에스동서 부산오픈(총상금 10억 원/우승상금 2억 원) 최종 3라운드가 우천으로 취소되면서 전날까까지 공동 선두였던 두 선수가 16번홀(파4)에서 승부를 시작한 것. 

승부는 치열했다. 파를 세이브하며 평행선을 그었다. 17번홀(파5)과 18번홀(파4)도 같은 결과였다. 이제는 18번홀 서든 데스로 승부를 갈라야 하는 상황. 

박현경이 먼저 버디를 잡아내며 우승을 향해 다가갔다. 임희정은 압박감 속에서도 침착하게 버디 퍼트를 성공시키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다시 시작된 승부. 티샷은 임희정이 유리한 곳에 보냈다. 박현경은 20미터 뒤에서 송곳 아이언으로 승기를 잡았다. 홀 옆에 떨어진 완벽한 버디 찬스였다. 반면 임희정의 세컨샷은 홀과 거리가 멀었다. 승부는 여기서 갈렸다. 

임희정은 10미터 퍼트가 오른쪽으로 흐르자 먼저 홀아웃했고, 이어 박현경이 챔피언 퍼트를 성공시키며 환호했다. 

긴 승부가 막을 내리자 두 선수는 포옹했다. 박현경은 인터뷰에서 “(임)희정이와 코스 밖에서 절친이다. 가장 친한 선수 중 한 명이다. 끝나고 미안한 마음도 있었다. 희정이가 축하한다고 말해줘 너무 고마웠다. 수고했다고 말해주고 싶다”라고 했다. 승리의 기쁨과 함께한 친구에 대한 배려가 묻어나왔다. 

박현경은 이번 승리로 KLPGA 챔피언십 이후 시즌 2승에 성공하며 상금 1위로 올라섰다. 

그는 “얼떨떨하고 실감이 나지 않는다. 1라운드에서 퍼트가 살아나 자신감이 올라왔다. 다음 대회까지 좋은 감을 유지하고 싶다”라고 말했다. 

이번 대회는 날씨가 큰 변수였다. 당초 10일부터 12일까지 부산광역시 기장군 스톤게이트CC(파72/6,491야드)에서 펼쳐질 예정이었지만 10일 1라운드가 악천후로 취소되면서 대회 진행에 차질이 생겼다. 

대회조직위는 예비일인 13일을 활용해 기존처럼 54홀 규모 대회로 치르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13일도 비가 내리면서 결국 36홀 대회로 막을 내렸다. 

그래도 극적이었던 건 2라운드 공동 선두인 박현경과 임희정의 마지막 승부였다. 두 선수가 쌓아온 우정의 높이만큼 기대도 컸고, 긴 여운을 남겼다. 승리한 박현경도, 함께 승부를 펼친 임희정도 대회의 격을 높였다. 

KLPGA는 오늘을 끝으로 이번 시즌 상반기를 마무리했다. 하반기 대회는 오는 29일 제주 삼다수 마스터스로 시작된다.

우승재킷을 입은 박현경이 트로피를 들고 미소 짓고 있다. (C)KLPGA

홍성욱 기자  mark@thesports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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