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배구 V리그
KOVO 이사회가 간과해선 안되는 두 가지
홍성욱 기자 | 2020.03.23 09:32
지난 19일 열린 이사회. (C)스포츠타임스DB

[스포츠타임스=홍성욱 기자] 배구 팬들은 2019-2020 도드람 V-리그를 다시 볼 수 있을까. 23일 오후에는 결론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KOVO(한국배구연맹)는 23일 오후 3시 30분 서울 상암동 한국배구연맹 대회의실에서 이사회를 개최한다. 

지난 19일 이사회에 이어 나흘 만에 이사회가 다시 열린다. 당시 이사회에서는 시즌 종료와 시즌 재개를 놓고 팽팽한 의견 대립이 있었다. 4개 구단이 정규리그 완주를 주장했고, 4개 구단이 리그 종료를 주장했다. 5개 구단은 적극적인 의견 개진보다 중립적인 입장이었다. 결국 3시간 가까운 격론 끝에 결론을 도출하지 못했다. 섣불리 결정하기도 힘든 부분이었다. 

이사회는 30일 열기로 내정된 상황이었지만 주말을 지나면서 일정을 앞당기기로 했다. 23일 긴급이사회가 결정된 것. 이는 선수단이 기약없이 기다리기 보다 정확한 결정을 통해 경기 준비 또는 해산을 할 수 있도록 하자는 의미였다. 

23일 열리는 이사회가 중요해졌다. 변수도 생겼다. 토요일인 21일 정세균 국무총리가 대국민담회에서 4월 6일 개학을 위해 앞으로 보름 동안 기존보다 강력한 사회적 거리두기를 강조했다. 이에 따라 실내 체육시설 운영 또한 보름 동안은 어려울 전망이다. 

만일 이사회가 경기 재개를 결정한다면 4월 6일부터 경기를 시작할 수 있다. 4월 14일이 KOVO가 정한 시즌 마감 시한이라면 정규리그 완주 혹은 포스트시즌 중에 하나를 선택해야 할 상황이다. 다른 절충안을 낼 수도 있지만 경기를 치를 수 있는 날이 8일 뿐이다. 총선 이후로 리그가 이어진다면 여러가지 부수적인 문제가 생겨 이 또한 어려움이 있다. 

이사회는 결정기구다. 결정에는 책임이 따른다. 중요한 건 두 가지다. 우선 리그 일정 발표는 팬들과의 약속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리그를 다시 열기 위해 이사회는 최선을 다해야 한다. 불가피한 상황이라 개최가 어렵다면 그 이유가 명확해야 한다. 현재는 코로나 19 확산에 따라 경기가 열리지 못하고 있다. 이 상황에 대한 정확하고 분명한 판단이 중요하다. 두 번째 이유다. 

‘코로나 19’ 확산에 따라 리그는 무관중 경기를 진행하기도 했고, 중단되기도 했다. 지금 시점은 그 때와는 분명 다르다. 정부도 더 이상 개학을 늦출 수 없다는 판단 하에 남은 2주 동안을 골든 타임으로 설정했다. 2주가 지난 4월 6일은 지금보다 상황이 훨씬 안정되길 희망하며 사회적인 동참을 호소하고 있다.

지난 2월 29일 신규확진자 909명이 나오면서 정점을 찍은 당시에도 경기는 무관중으로 펼쳐졌다. 지난 8일은 신규확진자가 367명으로 줄었다. 고점 대비 절반 이하였다. 다시 일주일이 지난 15일은 76명, 22일은 98명이었다. 신규확진자가 100명 내외로 12일 연속 유지되고 있다. 진정국면임은 분명하다. 

2월 23일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GS칼텍스와 현대건설의 경기는 관중 3,709명이 입장한 가운데 펼쳐졌다. 처음으로 확진자 수가 200명을 넘어선 위험한 상황이었지만 배구 팬들의 열기는 실로 엄청났다. 다행스럽게도 체육관을 다녀간 팬들 가운데 확진자는 나오지 않았다. 체육관 입장 때부터 발열 체크를 했고, 소독제를 주요 이동선에 배치했다. 마스크도 관중들이 착용했다. 이후 무관중 경기가 펼쳐질 때는 더욱 철저한 관리가 더해졌다. 우리나라가 ‘코로나 19’에 대해 세계에서 가장 대처를 잘했다는 것은 국내외 상황으로 입증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섣불리 리그 중단을 결정한다면 시간이 지난 후에 역풍을 맞을 수도 있다. 경기를 치를 수 있는 상황에서 중단한 부분에 대한 책임 또한 따른다. 

20일 여자프로농구(WKBL)가 리그 종료를 결정했다. 하지만 WKBL은 KOVO와 상황이 다르다. WKBL은 이미 순위 결정이 마무리 된 상태였고, 사무국장 회의에서 3월 9일자 순위로 포스트 시즌을 치르기로 합의를 마친 상황이었다. 남은 정규리그를 계속한다해도 3위 경쟁을 펼치는 팀들 가운데 두 팀 외국인선수가 이탈해 경기를 계속하기 어려운 상황이기도 했다. 결국 5팀이 리그 중단에 동의하면서 중단 결정이 내려졌다. 만장일치는 아니었다. WKBL은 매직넘버 '2'인 우리은행에 정규리그 우승 자격을 부여하며 우승 상금 지급을 결정했다. 

반면 KOVO는 상황이 다르다. 현시점에서 리그를 중단할 경우, 1위팀은 확실하게 인정할 수 있지만 우리카드와 현대건설에 우승을 부여하기까지는 추가 논의가 필요하다. 우승 자격을 부여하지 못할 가능성도 있다. 

지난 이사회에서는 리그를 종료하면서 이번 시즌 기록을 삭제하자는 극단적인 의견까지 나왔다. 무책임하다. 시즌 종료 결정시 5라운드까지만 기록을 인정하자는 의견 또한 모순이다. 이미 경기를 치렀고, 기록지에 사인까지 마쳤는데 그걸 무효화 시키자는 주장은 무슨 논리인지 도통 이해할 수 없다. 구단 이기주의로 리그 재개를 막으려하고, 펼쳐진 공식경기를 무효화하려 한다면 이는 누구를 위한 행동일까. 

이사회는 팬들을 두려워해야 한다. 팬들이 없다면 동네배구다. 배구 인기가 상승했다고 천년만년 간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인기는 경기를 통해 증명하고 입증된다. 지속적인 노력도 필요하다. 경기 개최를 할 수 없는 부득이한 상황이라면 구단주 명의로 팬들에게 안내할 필요도 있다. 이는 구단을 운영하는 사회적인 책임이다. 팬들에 대한 도리이기도 하다. 

또한 ‘코로나 19’ 상황에 대해서는 전문가를 초빙해 상황을 들어볼 필요가 있다. 이사회 구성원끼리 현 상황을 쉽사리 논의하고 판단하는 건 위험하다. 초빙이 어렵다면 화상회의나 전화연결이라도 해서 정확한 현 상황과 예측 가능한 범위 안에서 2주 뒤를 판단해야 한다. 

리그 중단은 속전속결이었지만 리그 재개 혹은 종료 결정은 이토록 힘든 과정이 이어진다. 당시 중단이 최선의 결정이었는지도 다시 돌아봐야 한다. 현재 시점에서 과거를 돌아보는 건 미래를 위한 좋은 근거다. 

지금 시점에서 중요한 건 23일 오후에 열리는 이사회다. 팬들과의 약속, 코로나 19에 대한 명확한 판단이 중요하다. 이사회의 현명한 판단을 기대한다.  

홍성욱 기자  mark@thesportstimes.co.kr

<저작권자 © 스포츠타임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홍성욱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