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정지석(왼쪽)과 현대캐피탈 전광인. (C)KOVO

[스포츠타임스=홍성욱 기자] 대한항공과 현대캐피탈이 다시 한 번 챔피언결정전에서 만났다.

두 팀은 22일 오후 7시 인천계양체육관에서 5전 3선승제 챔피언결정전을 시작한다.

지난 2016-2017 V리그 때부터 두 팀의 챔피언결정전은 3년째 이어지고 있다. 당시 대한항공이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했지만 플레이오프를 통해 올라온 현대캐피탈이 챔프전 우승을 거머쥐며 극적인 역전우승에 성공한 바 있다.

2017-2018 시즌은 반대였다. 현대캐피탈이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했지만 대한항공은 플레이오프를 어렵사리 통과한 뒤, 챔피언결정전에서 V1 위업을 달성했다.

그리고 맞은 새 시즌. 대한항공은 시즌 초반 어려움을 겪었다. 첫 경기부터 현대캐피탈에 셧아웃 패배를 당했고, 가스파리니의 컨디션이 올라오지 않은 가운데 국내 선수들의 공격력에 의존하며 버텼다. 이후 대한항공은 긴 활주로를 달리면서 속도를 차츰 끌어올렸고, 마침내 이륙에 성공했다. 이제 성공적인 랜딩만을 남고 놓고 있다.

현대캐피탈은 이번 시즌 1라운드를 선두로 마치며 굿스타트를 펼쳤다. 이후 치열한 상위권 순위다툼이 전개되던 4라운드와 5라운드를 선두로 마무리하는 저력을 보였다. 하지만 6라운드에서 3승 3패를 기록하며 정규리그를 2위로 마쳤다. 이후 플레이오프에선 우리카드에 2연승을 거두며 정상 탈환을 위한 예열을 마친 상태다.

현대캐피탈과 대한항공 두 팀의 챔피언결정전은 2년 연속 플레이오프를 치른 팀이 정상에 올랐다는 공통점이 있다. 이번 시즌까지 그런 역사가 이어질지가 벌써부터 궁금해진다. 현대캐피탈은 플레이오프를 거쳐 올라간 팀이 챔프전 우승을 차지하는 흐름을 이어가려 하고 있고, 대한항공은 통합우승으로 챔프전을 마무리하려 한다. 시작부터 흥미로운 상황이다.

일단 변수가 있다. 현대캐피탈 외국인선수 크리스티안 파다르의 출전 여부다. 파다르는 지난 18일 플레이오프 2차전에 결장했다. 허리에 급작스런 통증을 느낀 것. 현대캐피탈 최태웅 감독은 그날 경기에 허수봉을 투입했고, 이는 적중했다. 허수봉의 맹활약으로 경기는 손쉽게 마무리됐다.

하지만 챔프전은 상황이 다르다. 파다르가 뛰면서 정상적인 공격을 펼쳐줘야 하는 상황. 파다르의 출전 여부는 경기 직전에야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전반적인 전력에선 대한항공이 우위에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일단 곽승석-정지석으로 이어지는 서브리시브 라인 안정이 가장 큰 요인이다. 현대캐피탈은 전광인과 문성민이 리시브 라인에 선다. 대한항공이 비교우위다.

리시브에 이은 토스 또한 대한항공은 한선수가 확실한 존재감을 뽐내고 있다. 하지만 현대캐피탈은 이승원이 불안할 때 이원중이 교대로 나서고 있다. 이승원이 잘 버텨준다면 접전을 펼칠 수 있다.

중앙에선 현대캐피탈의 우위가 예상된다. 신영석과 더불어 2년 전 우승의 주역인 최민호가 전역 이후 가세한 것이 결정적이다. 두 선수의 센스 있는 플레이는 현대캐피탈에 큰 힘이 되고 있다. 대한항공은 진상헌, 진성태, 김규민이 중앙에 버티고 있어 크게 밀리지는 않는다. 속공 득점이 중요하지만 중앙에서 블로킹과 유효블로킹을 어느 정도 해주느냐가 승패를 결정짓는 또 하나의 요인이 될 전망.

현대캐피탈은 여오현 플레잉코치가 수비라인을 지휘한다. 말이 필요 없는 선수다. 대한항공은 주전리베로 정성민이 부상 이후 재활을 이어오고 있지만 백광현이 파이팅을 보이며 공백을 최소화했다. 백광현의 활약 또한 체크포인트다.

배구는 재래식 전쟁에 비유된다. 대포를 쏘기 위한 일련의 과정과 흡사하다. 공격수가 강하게 볼을 때리기 위해선 이전 작업이 충실하게 선행돼야 한다. 오늘 경기 또한 마찬가지다. 서브를 받는 순간부터 대포를 쏘기 위한 과정들은 진행된다. 대한항공은 이 과정을 통해 세밀한 공격을 펼치려 한다. 반면 현대캐피탈은 강한 서브로 상대 리시브라인을 흔들려 한다. 두 팀 모두 서브가 중요하지만 특히 현대캐피탈의 서브 정확도가 더 중요한 항목이 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현대캐피탈은 파다르가 투입 된다하더라도 이전의 활약을 펼쳐주지 못한다면 플랜B로 나서야 한다. 이 때 중앙과 양사이드의 공격 조화가 필요하다.

대한항공은 가스파리니의 위력이 떨어졌지만 테크닉은 여전하다. 클러치 상황에선 득점을 올리고 있다. 결국 현대캐피탈의 방패가 가스파리니를 얼마나 차단할 수 있을지도 경기 승패를 좌우할 요소다.

챔피언결정전은 긴 여정이다. 1차전 기선제압 역시 중요하다. 챔프전의 서막인 1차전은 오후 7시 인천계양체육관에서 시작된다. 중계방송은 SBS스포츠와 KBSN스포츠를 통해 동시에 이뤄진다. 웹과 모바일은 네이버스포츠가 담당한다. 우승을 주고 받은 두 팀의 명승부를 기대한다.

홍성욱 기자  mark@thesports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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