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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꾸로 가는 시계’ 황연주 “평균치를 지키고 싶다”
홍성욱 기자 | 2018.09.14 05:35
황연주가 13일 일본 도레이와의 연습경기를 마치고 활짝 웃으며 인터뷰를 하고 있다. (C)용인, 홍성욱 기자

[스포츠타임스=용인, 홍성욱 기자] 황연주(현대건설)는 V-리그 역사의 상징적인 존재다. 리그가 태동한 지난 2005년 데뷔와 함께 신인왕을 차지하며 스포트라이트를 받았고, 13년이 흐른 지금도 절정의 기량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21일에는 V-리그 남녀 최초로 통산 5천 득점 고지에 올랐다.

강산이 변하고, 다시 탈바꿈을 시도하는 동안 황연주에게는 노련함이 더해졌다. 관록이 붙은 것. 그런 황연주의 모습을 13일에도 확인할 수 있었다. 현대건설이 일본 V프리미어리그 도레이 애로우스와 연습경기를 가졌다.

황연주는 팀내 최다인 26득점(성공률 49%)을 올렸다. 4세트로 합의한 경기는 두 팀이 두 세트씩을 주고받으며 마무리됐다. 국내리그 사용구를 1세트와 2세트에 썼고, 이후 일본리그 사용구로 경기를 마쳤다. 현대건설은 2세트와 4세트를 따냈다.

경기를 마친 황연주는 힘들지 않은 표정이었다. 이날 경기에는 대표팀에 뽑힌 양효진과 AVC대표팀에 선발된 황민경, 김연견이 빠졌고, 고유민이 훈련중 부상으로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교체할 마땅한 선수가 없다보니 황연주는 풀타임을 소화했다. 그래도 거뜬해 보였다.

황연주는 “시즌이 40일 앞으로 다가왔어요. 지금 몸 상태는 괜찮습니다. 컵대회 이후 잠깐 쉬었고, (이)다영이가 합류한 이후 지난 일주일 동안 다시 맞춰보고 있습니다”라고 미소를 보였다.

그러면서 “다영이와는 지난 시즌을 함께하면서 어떤 상황에서 공이 올라올지 잘 알고 있어요. 다시 맞춰가면서 감각을 찾아가고 있죠. 학습을 통해 세밀하고 기계적인 반응을 찾아가는 과정입니다”라고 덧붙였다.

황연주에게는 시간의 흐름 속에 관록이 더해졌다. 그 무기를 그는 잘 활용하고 있다. 황연주는 “범실이 나더라도 지금은 때려야 한다는 순간적인 판단이 빠르고 분명해졌어요”라고 언급했다. 그의 공격시도는 물론이고, 작은 움직임 하나하나에도 군더더기가 없어진 것.

이런 요소는 황연주를 지탱하는 큰 힘이다. 그가 꾸준하게 득점을 올리며 라이트 공격수로 생명력을 유지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황연주는 “이번 시즌도 하던 만큼 하려고 해요. 더 떨어지지 않고, 평균치를 지켜가고 싶어요. 몸이 올라오고 있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이랍니다”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데뷔 첫 시즌 평균 17.6득점을 기록했던 황연주는 6년 뒤인 2011-2012시즌 평균 17.6득점으로 커리어하이를 찍었고, 최근 3년도 12.5~13.1득점을 올리며 특유의 공격력을 자랑하고 있다.

커리어하이 당시 25경기에서 442점을 올린 황연주는 지난 시즌 30경기에서 378득점을 기록하며 꾸준함과 여전함이 무엇인지를 증명했다.

현대건설 이도희 감독은 “(황)연주는 성실함이 가장 큰 강점이다. 포지션이 외국인 선수와 경쟁하는 자리인 만큼 부담이 클 것이다. 더구나 공격 외에도 여러 가지 요구사항이 많은데 이를 소화하려고 노력하는 점이 기특하다”고 칭찬했다.

황연주는 “감독님께서 워낙 세밀하게 몸 관리를 해주신다. 시즌이 끝나면 FA(자유계약선수) 자격을 얻지만 욕심보다는 선수 생활을 길게 하는 쪽에 포커스를 두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가 리그에서 5,257득점을 쌓는 동안 환경은 많이 달라졌다. 시설은 좋아지고, 리그 전체의 연봉규모도 높아졌다. 반면 황연주와 함께 플레이를 펼쳤던 동료들은 하나 둘 무대에서 사라지고, 새 얼굴들이 점차적으로 가세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 대해 황연주는 “정말 환경이 많이 좋아졌어요. 수입도 늘어났고, 몸 관리를 하는 시스템 또한 그래요. 하지만 이런 상황에 안주해선 안되겠죠. 지금의 환경을 당연시하지 않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헝그리정신’을 잊어서는 안된다고 생각해요”라고 말했다.

14시즌을 꾸준하게 자신의 시간으로 만들어온 황연주의 말 속에는 후배들은 물론이고, 자신을 향한 채찍질이 담겨있었다.

이제 팀내 최고참이 된 황연주는 “저 스스로 그런 생각을 하지 않으려 해요"라고 말하면서도 솔선수범의 의지를 내비쳤다. 그가 플레이를 할 때마다 후배들에게 피가 되고 살이 되는 얘기들을 끊임없이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시간은 흘렀지만 황연주의 시계는 거꾸로 흐르는 듯 하다. 다가올 2018-2019시즌도 이를 확인하는 재미는 여전할 것 같다.

홍성욱 기자  mark@thesports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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