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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도희 감독 “선수들이 나를 울컥하게 만든다”
홍성욱 기자 | 2018.01.12 02:22
이도희 감독. (C)KOVO

[스포츠타임스=홍성욱 기자] 현대건설 이도희 감독은 11일 수원 홈에서 펼쳐진 흥국생명과의 경기에서 3-1로 승리한 뒤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승리 직후 선수들과 함께 라커룸에 들어가 한바탕 소리를 지르며 스트레스를 확 풀었다.

이 감독이 “현대”라고 선창을 하자, 선수들은 기다렸다는 듯이 라커룸이 떠나갈 정도로 함성을 뿜어냈다. 그리고는 환하게 웃었다.

사실 현대건설은 시즌 두 번째 위기 상황이었다. 새해 첫 날 IBK기업은행에 패했고, 나흘 전인 7일 KGC인삼공사에 패하면서 분위기가 잔뜩 가라앉았다. 외국인선수 엘리자베스는 자신감 마저 잃었다. 자칫하면 시즌 첫 3연패에 빠지며 급격한 내리막을 탈수도 있는 힘든 시점이었다.

이도희 감독은 7일 KGC인삼공사전 직후 선수들을 불러 모았다. 시간이 없었다. 지난 맞대결에서 0-3으로 패했던 흥국생명전을 앞두고 마음속에 간직한 속내를 끄집어내는 난상토론을 열었다.

선수들의 얘기를 듣던 이도희 감독은 눈물을 겨우 참았다. 그의 감정선을 건드린 건 “엘리자베스가 올라올 때까지 저희가 힘내서 꼭 버텨낼게요”라는 대목에서였다.

이도희 감독은 “제가 선수생활을 할 때도 이렇지는 않았던 것 같아요. 에이스가 흔들리면 핑계를 대기도 했는데 우리 선수들의 마음이 저를 감동시켰습니다”라고 말했다. 선수들도 결의를 보이면서 숙연한 분위기였다.

이후 훈련 분위기가 확 달라졌다. 적극적인 모습이 그대로 나타났다. 소리를 지르면서 몸을 던졌다. 의지도 살아났다. 11일 경기도 그 연장선상이었다.

이도희 감독은 “코트에서 선수들 자세가 확 달라졌어요. ‘때려’, ‘커버 커버’라는 소리가 평소보다 훨씬 크게 귓전을 때리더라고요”라며 미소를 지었다.

엘리자베스가 범실을 할 때도 선수들이 계속 “괜찮다”고 격려하며 심적인 안정을 시켰다. 결국 엘리자베스는 29점을 올리며 상승반전의 실마리를 찾았다. 승리를 확정짓는 마지막 득점도 그의 손에서 나왔다.

이도희 감독은 “감독이 되고 첫 시즌입니다. 선수들과 즐겁게, 그리고 파이팅 넘치는 배구를 하고 싶은 마음이었어요. 시즌이 시작되고 몸으로 겪으면서 여러 가지 돌발상황도 나오고 힘든 고비들이 찾아오기 시작했죠. 그럴 때마다 선수들이 저를 여러 번 울컥하게 하더라고요”라고 말했다.

이어 “승패는 온전히 감독의 책임인데 선수들이 승리를 선물하겠다며 의지를 보였어요. 몸이 아픈데 출전하겠다는 선수도 있었고, 주사를 맞고 뛰겠다는 선수도 있었죠. 방으로 찾아온 선수에게 무리하지 말자며 설득을 시키고 돌려보내는 데 정말 울컥하더라고요”라고 덧붙였다.

이도희 감독은 선수들에게 “고맙다”는 말을 많이 한다. 훈련에도 모두가 성실히 임하고 있고, ‘원팀’을 만들며 선수들이 하나로 똘똘 뭉치고 있기 때문이다.

이 감독은 시즌 전부터 이번 시즌 ‘플레이오프 진출’을 목표로 삼았다. 지금도 그 목표는 변함이 없다. 그는 “2위나 3위는 큰 차이가 없어요. 어차피 플레이오프를 치러야 합니다. 지금은 무리 하기보다 우리가 할 수 있는 플레이를 다져가면서 나아가는 게 중요합니다”라고 말했다.

자칫 의욕과잉 상황으로 가기 보다는 내려놓으며 분위기를 살려가겠다는 것. 그래서 이 감독은 선수들에게 표정관리를 당부한다.

이도희 감독은 “경기를 하다보면 범실을 할 수 있습니다. 어쩔 때는 어이없는 범실을 할 수 도 있죠. 그럴 때 자기도 모르게 나오는 표정이 동료들의 플레이를 위축시킬 수 있어요. 인상쓰지 말고 ‘그럴 수 있지’라는 생각으로 품어주는 게 중요합니다”라고 말했다.

현대건설은 시즌 개막 직후 4연승을 이어가다 연패를 당했다. 이후 연승과 연패를 거듭했다. 그럴 때마다 선수들은 다시 뭉쳤고, 승리를 이뤄냈다. 이도희 감독이 만들어가려는 즐거운 밝은 배구도 이렇게 만들어지고 있다,

현대건설은 오는 16일 GS칼텍스와 경기를 치른다. 이 감독은 “하루는 쉬어야죠. 그리고 다시 만들어 가겠습니다”라며 옅은 미소를 보였다.

홍성욱 기자  mark@thesports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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