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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은행 선택한 김정은, “농구 인생의 전환점이다”
홍성욱 기자 | 2017.04.22 09:07
2012-2013 시즌 득점왕을 수상하는 김정은. (C)WKBL

[스포츠타임스=홍성욱 기자] “아직 제 농구 인생은 끝나지 않았습니다.”

우리은행으로 유니폼을 갈아입은 김정은의 일성이다. 하루 전날인 21일 밤 FA(자유계약선수) 신분이었던 김정은은 심사숙고 끝에 우리은행을 새 보금자리로 선택하고 전격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 기간 3년에 연봉은 2억 6천만원이다.

지난 13일 원소속구단인 KEB하나은행과 1차 협상 결렬 소식이 전해진 직후부터 ‘김정은 쟁탈전’이 펼쳐진지 꼭 9일 만이다. 그 사이 김정은을 잡기 위한 구단들의 움직임은 필사적이었다. KB스타즈, 우리은행, 삼성생명, 신한은행 등 4개 구단이 차례로 김정은과 협상 테이블을 차렸다.

김정은 또한 9일 동안 잠을 이루지 못했다. 쉴 새 없이 울리는 휴대폰의 진동이 마음을 흔들며 파고들었다. 4개 구단 사무국장과 코칭스태프들은 물론이고, 친하게 지냈던 동료들까지 설득작업에 가세했다.

함께하자는 목소리는 반가웠지만 선택은 힘든 결단이었다. 김정은이 우리은행으로 행선지를 결정한 이유는 크게 세 가지다. 우선 첫 번째가 몸 상태와 맞물린 성적부담이었다.

김정은은 “아직 무릎상태가 완전한 건 아닙니다. 협상에 나섰던 다른 3개 구단에 비해 우리은행의 얘기 속에서 성적 부담을 덜 느꼈어요. 돌아오는 시즌 활약보다는 이후를 강조한 부분도 작용했고요. 재수술이 필요한 상황인지 체크하고 필요하다면 하고 가자고 할 정도로 부담을 줄여줬습니다”라고 말했다.

5년 연속 통합우승을 차지한 우리은행은 센터 양지희가 은퇴하며 큰 축이 흔들렸지만 가드 박혜진의 기량에 물이 올랐고, 포워드 임영희가 든든한 버팀목으로 남아있다. 멀티포지션 소화가 가능한 김정은이 자연스럽게 녹아든다면 왕조는 이어질 상황이다. 

두 번째는 위성우 감독이었다. 지난 2014 인천아시안게임 금메달과 2015년 중국 우한에서 열린 2015 FIBA 아시아여자농구선수권대회를 선수와 감독으로 함께했던 김정은은 당시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기회가 생기면 꼭 한 번 위 감독님과 해보고 싶어요”라고 말했었다. 그 때 얘기는 시간이 흐른 지금도 유효했다. 김정은은 “위 감독님이 확실한 신뢰를 보내주셨어요. 선수 인생의 마지막을 같이하기로 선택한 이유였습니다”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는 회귀본능이었다. 김정은에게는 잊을 수 없는 스승이 있다. 바로 안재근 온양중 교장이다. 당시 온양중고 농구부장을 역임하면서 김정은에게 조언을 아끼지 않았고, 농구부 회비까지 내주며 격려했던 인연은 지금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우리은행이 온양을 품고 있는 아산시로 지난 시즌 연고지를 옮기면서 김정은은 스승 앞에서 활약할 수 있게 됐다. 김정은이 아산이순신체육관에서 뛰는 모습을 보고 싶다는 스승의 작은 바람도 김정은의 생각에 영향을 줬다.

충남 청양이 고향인 김정은은 초등학교 5학년 때 온양으로 전학와 합숙생활을 이어갔다. 동신초-온양여중·고를 거치면서 온양은 제 2의 고향이 됐다. 그런 김정은에게 온양으로의 회귀는 중요한 의미다.

김정은은 “하나은행 시절에도 아산 원정을 가면 옛날 농구하던 그 곳을 지나다니며 행복한 추억을 꺼내곤 했어요. 이제는 연고지 팀이 됐으니 더 힘을 내야겠습니다”라고 말했다.

“오늘 밤은 잠이 올 수도 있겠네요”라며 긴 통화를 마친 김정은은 12년 동안 몸담았던 팀을 나와 9일 간 선택의 고뇌에 빠진 상황에서 벗어난 점에 대해 안도했다. 통화 도중 흐느끼는 소리도 들렸다. 이제는 마음의 짐을 벗어던졌다. 다시 뛰어오를 일만 남았다. 그의 목소리는 밝아졌고 힘도 느껴졌다.

"농구인생의 전환점이라 생각합니다.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김정은이 농구인생은 지금부터 시작일 것 같다. 

홍성욱 기자  mark@thesports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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