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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 가슴에 묻은’ 전태풍, 무관에도 아름다웠다
김가을 기자 | 2016.02.22 17:41
KCC 전태풍. (C) KBL

[스포츠타임스=김가을 기자] 2015년 7월 어느날. 전태풍(KCC)은 미국에 계신 친할머니가 돌아가셨다는 청천벽력 같은 소식을 들었다.

가슴이 미어지는 슬픔이었지만 전태풍은 이를 악물고 눈물을 꾹꾹 참았다. 오히려 자신의 감정 때문에 팀 동료들이 흐트러질까 더욱 밝은 모습으로 훈련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옆에서 전태풍을 지켜본 KCC구단 관계자는 “(전)태풍이가 많이 슬퍼한다. 그러나 ‘맏형’이라는 책임감에 힘든 내색을 하지 않는다”라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실제로 당시 전태풍은 할머니 장례식에 참석하지 않았다.

시즌 전 할머니를 가슴에 묻은 전태풍은 하늘에서 보고 계실 할머니를 위해 더욱 활발하게 코트를 누볐다.

2011-2012시즌 이후 5시즌 만에 친정팀 KCC로 돌아온 전태풍은 “막내에서 맏형이 돼서 왔다. 이제는 내가 동생들을 챙겨야 한다”며 책임감을 가지고 경기에 나섰다.

시즌 초반 김태술과 하승진 등 주축 선수들이 대표팀 차출 관계로 경기에 나서지 못했을 때도 묵묵하게 팀을 이끌었다. 전태풍은 올 시즌 정규리그 53경기에서 평균 28분 41초를 뛰며 10.96점, 2.7어시스트를 기록하며 경기를 조율했다.

특히 전태풍은 시즌 후반 12연승을 달릴 당시 평균 12.83점을 올리며 KCC의 역전 우승에 앞장섰다. KCC는 현대 시절이던 1999-2000시즌 이후 16시즌 만에 정상에 오르는 감격을 누렸다.

KBL 데뷔 후 처음으로 정규리그 우승컵을 들어올린 전태풍은 시상식 직후 동료들과 승리의 기쁨을 나눴다. 그러나 가장 행복한 순간 전태풍은 할머니를 기억하며 그동안 참았던 감정을 드러냈다. 전태풍은 경기 뒤 “할머니...”라며 말을 잇지 못한 채 눈시울을 붉혀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전태풍은 정규리그 종료 이튿날 열린 시상식에서 MVP 후보에 올랐다. 그러나 48표를 받으며 양동근(모비스. 49표)에 간발의 차로 밀려 2위에 머물렀다. 우승 주역 전태풍은 이날 무관에 그쳤지만 마지막까지 동료를 향해 박수를 보내는 아름다운 스포츠맨십을 보였다.

김가을 기자  spec2@thesports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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