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챔피언 KCC 사기 북돋아준 ‘편의점 30만원’
김가을 기자 | 2016.02.22 07:09
KCC 안드레 에밋. (C) KBL

[스포츠타임스=김가을 기자] “내가 쏠게.”

KCC 외국인 선수 에밋이 동료들을 향해 큰 소리로 말했다. 원정 경기를 마친 뒤 피곤한 몸을 버스에 실었던 선수들은 에밋의 깜짝 발언에 근처 편의점으로 향했다. 과자부터 음료수까지 하나둘씩 집어 든 주전부리는 어느새 계산대 앞을 가득 채웠다.

총 금액은 30만 원. 선수 한 명당 1만 원이 넘는 셈. 에밋은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점원에게 다가가 카드를 내밀었다. 계산 완료. 선수들은 에밋의 선물에 함박웃음을 지었다.

이른바 ‘편의점 간식 쏘기’는 아주 우연한 기회에 시작했다. 원정 경기를 마친 뒤 슈퍼에 간 에밋이 지갑을 잃어버린 동료를 대신해 계산하면서 하나의 이벤트로 자리 잡은 것.

다만 암묵적인 룰이 있다. 우선 간식을 ‘쏘는’ 사람은 그날 가장 빼어난 활약을 보인 선수여야 한다. 오늘의 MVP가 함께 고생한 동료들에게 원기충전을 시켜주는 셈이다.

그렇다고 신인급 선수가 사는 법은 없다. 지갑을 꺼내드는 것은 베테랑 선수들의 몫이다. 후배들의 기를 살려주기 위한 선배들의 작은 배려인 것이다. 이미 전태풍을 비롯해 신명호와 김태술, 하승진 등 팀 내 베테랑 선수들이 여러 차례 계산을 마무리했다.

베테랑들의 선물에 어린 선수들은 맛있는 간식을 먹으며 경기의 피로를 말끔히 씻는다. 동시에 선배들을 보면서 ‘나도 언젠가는 동료들을 위해 간식을 대접하겠다’는 각오를 다진다. 편의점에서 쓴 30만 원이 팀 분위기를 긍정적으로 만드는 것이다.

덕분에 KCC는 21일 안양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KGC인삼공사와의 정규리그 최종전에서 승리하며 1999-2000시즌 이후 처음으로 리그 정상에 올랐다. 선수들은 원정에서 우승의 기쁨을 가득 안고 용인 숙소로 향했다.

이날도 구단 버스는 선수들의 ‘간식 쏘기’ 장소인 편의점 앞을 지나간다. 최종전에서 맹활약을 펼친 전태풍과 에밋, 하승진 등이 동료들에게 간식을 사기 위해 행복한 내기를 펼쳐지는 시간이 됐다.

김가을 기자  spec2@thesports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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