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리 후 기뻐하며 인사하는 우리은행 선수들. (C)홍성욱 기자

[스포츠타임스=춘천, 홍성욱 기자] 춘천 우리은행 한새가 정규시즌 4연패 위업을 달성했다.

우리은행은 7일 홈코트인 춘천 호반체육관에서 열린 KDB생명 2015-2016 여자프로농구 KB스타즈와의 6라운드 경기에서 64-58 승리로 남아있던 우승 매직넘버 ‘1’을 지웠다.

이날 승리로 우리은행은 시즌 성적 24승 4패가 됐다. 2위 KEB하나은행(15승 12패)과는 8.5게임차로 남은 경기 결과와 상관없이 챔피언결정전에 대비할 수 있게 됐다.

지난 2012-2013시즌 위성우 감독 부임 직후 일약 꼴찌에서 우승으로 대반전에 성공했던 우리은행은 오늘 우승 확정으로 절대강자의 위용을 다시 한 번 뽐냈다. 챔피언결정전이 남아있지만 정규시즌 왕좌의 자리를 4년째 지켜낸 것 만으로도 박수 받아 마땅하다.

우리은행 선수들. (C)WKBL

우리은행의 올 시즌 초반 행보는 순탄치 않았다. 지난 시즌 개막 16연승을 내달린 것과는 달리 개막 이후 세 번째 경기인 하나은행전에서 일격을 당했고, 2라운드에서 KB스타즈에 다시 한 번 발목을 잡히는 등 여전히 막강했지만 넘지 못할 산은 아닌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이 때부터 우리은행의 집중력은 다시 살아났다. 중위권 팀들이 물고 물리며 혼전을 벌이는 사이 우리은행은 지난해 11월 30일 춘천 신한은행전을 시작으로 올 1월 9일 KDB생명전까지 무려 41일 동안 13연승을 내달리며 최강의 자리를 확실히 했다. 당시 우리은행의 성적은 19승 2패로 2위 하나은행과는 이미 지금처럼 8.5게임차로 벌어져 있었다. 우승 매직넘버도 ‘7’까지 내려왔다. 이후 우리은행은 평소와 다를 바 없는 경기를 이어오며 최강의 팀으로 군림했다.

우리은행은 올 시즌 직전 주전 가드 이승아의 부상으로 어려움이 있었다. 하지만 이은혜가 30분 이상 코트를 누비면서 제 몫을 해줬다. 덕분에 전력공백을 최소화했고, 스피드를 살린 플레이를 펼칠 수 있다.

맏언니 임영희의 회춘 모드도 반가웠다. 2012-2013시즌 MVP를 수상했던 임영희는 이후 가파르지 않았지만 내리막이 감지됐다. 하지만 올 시즌은 달랐다. 정교한 미들점퍼가 되살아났고, 지치지 않는 체력으로 후배들의 귀감이 됐다.

주장 완장을 찬 양지희의 활약 또한 돋보였다. 지난해 중국 우한서 열린 아시아여자농구선수권대회에서 맹활약하며 국내 최강 4번 자리를 재확인했던 양지희는 허리 부상 가운데 투혼을 발휘하며 우리은행을 승리 행진에 크게 기여했다.

가드 박혜진 또한 빼놓을 수 없다. 지난 두 시즌 연속 정규시즌 MVP에 빛났던 박혜진은 올 시즌 공력적인 면에서는 돋보이지 않았지만 수비면에선 진일보했다. 상대 에이스를 포지션과 관계없이 봉쇄하며 팀 승리를 도왔다.

이렇듯 우리은행은 2012-2013 우승 이후 정상의 자리를 기존 선수들로 확실하게 지켜냈다. 3년째 함께 한 외국인 선수 샤샤 굿렛은 인사이드를 지켰고, 새로 유니폼을 입은 쉐키나 스트릭렌은 팀 전력에 녹아들며 고비마다 슛을 성공시켰다.

위성우 감독과 전주원 박성배 코치 체제는 더욱 견고해졌다. 처음에는 체력을 끌어올리고, 승부욕을 주입시키는 단계로 시작했지만 이후 체력을 유지하는 가운데 전술 완성도에 집중했다.

우리은행이 정상에 군림한 최근 4년 동안 나머지 팀들의 괄목할만한 발전은 눈에 띄지 않았다. 기본적인 면에서 차이를 극복해내지 못했던 것. 결국 기본을 지키며 탄탄히 전력을 유지해온 우리은행의 정상등극은 4년째 이어지는 상황이 됐다.

선수 수혈 없이 지도자 교체와 훈련을 통해 이뤄낸 우리은행의 정규시즌 4연패 위업은 여자프로농구 역사에 길이 빛날 금자탑이다.

홍성욱 기자  mark@thesports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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