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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피플] 일본 농구에 스카우트된 도요타 김덕영 수석트레이너
홍성욱 | 2015.09.20 08:23



[스포츠타임스=나고야(일본), 홍성욱 선임기자] 일본 나고야시 복판에 자리한 도요타 여자농구단 체육관. 선수들의 함성이 체육관에 메아리친다. 우리은행과 연습경기를 앞두고 몸을 푸는 도요타 선수들 사이로 김덕영 수석트레이너의 모습이 보였다.

 

지난 시즌까지 우리은행의 3년 연속 우승에 기여했던 김덕영 트레이너는 올 시즌을 앞두고 도요타의 수석트레이너로 스카우트됐다. 한국여자농구가 일본에 추월당한 상황에서 그의 일본진출은 이례적이다. 한국 지도자가 일본에 진출한 사례는 길게 이어지지만 트레이너로는 처음 일본 농구에 진출한 특이사례다. 그를 만나 지금까지 걸어온 길과 일본 농구에 대해 들어봤다.

트레이너의 길은 언제부터 시작했나.

“20041월부터 한화이글스 야구단에 입사했다. 대학에서 물리치료를 전공했고, 자격증을 땄다. 졸업하고 바로 입사했다. 당시 유승안 감독님이 계셨고, 그해 10월에 김인식 감독님이 부임했던 시기였다.”

그 때라면 야구단 트레이너도 부족했던 시기다.

그랬다. 처음 들어갔을 땐 야구단에도 트레이너가 3명 뿐이었다. 조청희 트레이너와 조대현 트레이너가 계셨고 막내로 들어갔다. 처음에 혼자 2군에 있었는데 입사 2주 뒤 두 선배가 하와이도 전지훈련을 떠났다. 혼자 남아 나머지 선수들과 남해 전지훈련을 갔는데 멋도 모르고 혼자 훈련과 치료를 감당하며 시작했다.”

한화에 꽤 오래있었던 걸로 기억한다.

“20124월까지 있었다. 그 사이 감독님 세 분을 모셨다. 마지막은 한대화 감독님이었다.”

농구단으로 옮긴 계기라도 있는가.

한 구단에 오래 있었던 것 같다. 집도 서울이라 고향으로 오고 싶은 마음이 있었다. 그 때 전주원 코치와 연락이 닿았다. 우리은행의 코칭스태프가 모두 교체되는 시기여서 결단을 내렸다. 종목이 바뀐 것은 물론이고, 남자 팀에서 여자 팀으로 왔지만 새로운 도전을 택했다.”

여자팀에 오니 어떤 점이 다르던가.

남자팀은 딱 정해진 스케줄만 소화한다. 그런데 여자는 달랐다. ‘아 이걸 할 수 있을까라고 생각했지만 놀랍게도 그걸 해내고 그 이상을 해냈다. 남자들은 짧고 굵게 끝내는 스타일인데 반해 여자 선수들은 굵고도 길게 했다. 남자 선수가 100%를 쏟아낸 후 마무리한다면 여자 선수는 80~90%를 소비하고 항상 힘을 남겨놓는 특징이 있다. 처음엔 이를 몰라 코칭스태프의 도움을 받았다.”



우리은행에서 3년 연속 우승을 했다.

우승에 일조했다는 생각에 보람을 느꼈다. 선수들이 정말 열심히 했고, 체력훈련도 열심히 따라와줬다. 보람있는 시간이었다.”

일본에 스카우트됐다. 어떤 계기였나.

“2012-2013시즌 우리은행에 아유미라는 일본 트레이너가 있었다. 한 시즌을 치르고 일본으로 돌아갔는데 최근 아유미 트레이너가 도요타로 옮겼다. 그러면서 수석트레이너 자리에 나를 추천했다.”

일본은 추천만으로 선발하는 시스템이 아닐텐데.

생각이 있다고 했더니 다음날 쿠제 부장(우리나라도 따지면 단장)이 면접을 보기 위해 한국에 왔다. 하루 만에 전격 면접이 이뤄져 다소 놀랐다. 긴 시간 면접을 했는데 처음엔 많은 걸 묻더니 바로 함께하자며 좋은 조건을 제시했다. 일본어를 할 수 있었던 것도 유리하게 작용한 것 같다.”

 

일이 바쁠텐데 언제 일본어를 익혔나.

한화 때부터 일본어를 틈틈이 공부했다. 환경도 따라줬다. 2004년 마쓰모토 트레이너와 함께 있었고, 이후에도 일본 트레이닝 코치가 한화에 왔다. 소통을 위해서 일본어를 조금씩 해나갔다. 매년 나가사키로 캠프를 들어가고, 미야자키 리그에 한화가 참여하면서 일본 트레이너와 교류가 필요해 실력을 키웠다.”

한국과 일본은 어떤점이 다른가.

일본 시스템이 상당히 체계적인 것 같다. 스케줄이 상당히 구체적이다. 합리적으로 잘 짜여진 것 같다.”

선수들의 마인드도 차이가 있나.

일본 선수들은 부지런하다. 오전 9시반에 훈련을 시작하는 것은 한국과 같다. 한국은 30분이나 40분전 쯤 선수들이 올라와서 재활을 하는 반면 일본은 대부분 2시간 전에 찾는다. 7시 이전에도 찾아오는 선수가 있다. 처음엔 좀 놀랐다.”

일본 팀의 트레이너 숫자는 어떤가.

한국과 같다. 내가 수석으로 총괄을 담당하고 있고, 나머지 두 명이 각각 스트랭스와 치료를 담당한다.

도요타 선수들의 몸을 잘 만들어놨다고 칭찬이 자자하다.

“(웃음)그런가? 우리은행에서 했던 것과 여기서 하던 걸 조합해서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아직은 시작단계다.”

일본 트레이너들과 교류는 어떤가.

일본은 교류 역시 체계적이다. 8월 서머캠프가 있었다. 트레이너 미팅도 교류 위주인 한국과 달리 세미나나 학회를 많이 연다. 주제를 정해 심도 있게 파고든다. 지난번에는 영양에 관한 학회를 열었고, 이번 학회에서는 여자 선수들의 생리에 대해 다뤘다. 전문의를 초빙해 생리주기에 따른 선수관리나 약을 먹는 것 혹은 병원에 가야하는 상황에 대해 소상히 다룬다.”

일본에 진출했으니 또 다른 목표가 있을 것 같다.

책임감이 더 생긴다. 특히 도요타는 챔프전에 가서 우승해본 적이 없다. 우리은행에서 3년 동안 계속 우승한 것처럼 선수들 체력관리를 잘해서 우승에 기여하고 싶다. 또한 아픈 선수들이나 재활중인 선수들이 코트에서 다시 힘차게 뛸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내 목표다. 그것이 내 사명이자 보람인 것 같다.”



홍성욱 기자 mark@thesportstimes.co.kr

[사진=훈련을 지휘하고, 오가 유코를 치료하는 김덕영 트레이너. ?홍성욱 기자]

홍성욱  mark@thesports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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