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로 도미오 코치가 인터뷰에 응하고 타격 포인트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스포츠타임스 홍성욱 기자 |
롯데의 4번 타자와 대한민국의 4번 타자로 활약했던 이대호는 2012시즌부터 일본프로야구로 무대를 옮겼다. 오릭스에서 2년 연속 24홈런과 91타점을 기록하며 퍼시픽리그 타점왕과 베스트나인에 뽑힌 이대호는 FA(자유계약선수) 자격을 얻어 올 시즌을 앞두고 소프트뱅크로 이적했다.
'분석'과 '세밀'로 축약되는 일본프로야구에서 성공스토리를 이어가고 있는 이대호. 그를 바라보는 일본 야구인들의 시각을 파헤쳤다. <편집자주>
라쿠텐 골든이글스의 다시로 도미오(60) 타격코치는 현역시절 278홈런을 기록한 강타자 출신이다. 그는 부산 사직구장과 쌍둥이 구장인 요코하마 스타디움의 1호 장외홈런 타자다. 사직구장 장외홈런 1호를 쏘아올린 이대호를 2011년 SK 타격코치 때부터 지켜봤다. 7일 지바 롯데와의 경기를 앞두고 원정팀 더그아웃에서 그를 만났다.
다시로 도미오 코치(왼쪽)가 타격지도를 하고 있다. 사진=스포츠타임스 홍성욱 기자 |
이대호는 포인트가 많은 선수
타자 육성에 있어 일본 야구계에서 탁월한 평가를 받고 있는 다시로 도미오 코치에게 이대호는 어떤 선수냐고 첫 질문을 던졌더니 “때려낼 수 있는 포인트가 많은 선수다”라며 말문을 열었다. 그러면서 “이유는 스윙이 부드럽기 때문이다”라고 부연했다.
다시로 코치는 “이대호가 타율이 높은 것도 부드러운 스윙 때문이다. 몸이 크지만 유연한 스윙으로 다양한 코스를 공략한다. 더불어 파워도 있기 때문에 장타도 나온다”고 했다. 홈런을 치기 위해 힘을 잔뜩 줘 방망이를 돌리는 것이 아닌, 부드러운 스윙과 컨택 능력으로 안타를 생산하는 스타일의 선수라는 것이다.
또한 하드웨어가 워낙 좋아 부드러운 스윙에도 제대로 걸리면 장타가 나온다고 했다. 같은 투수의 같은 공을 똑같이 때려도 단타가 되는 선수가 있고, 장타로 연결시키는 선수가 있는데 이대호는 후자에 해당된다고 했다.
이대호의 약점은 체력
다시로 코치에게 이대호의 약점과 공략법을 물었더니 “약점은 체력이 아닐까요?”라고 말하면서 웃음을 보인다. 이내 “농담입니다. 약점이 별로 없는 선수죠”라며 수습했지만 굳이 말하자면 체력이 아니겠냐고 슬쩍 덧붙였다.
이대호의 체력에 대해 지적을 하긴 했지만 한 가지 거론하고 넘어갈 부분은 이대호가 부상 없이 전 경기에 선발로 나서고 있다는 점이었다. 몸이 유연한 것도 있지만 자기관리를 통해 부상방지에 대비하며 게임 컨디션을 조절하는 능력에 대해 다시로 코치는 인정하고 있었다.
이대호 공략법에 대해서는 ‘인코스’라는 키워드를 전해줬다. 다시로 코치는 “꼭 이대호에 국한시킬 필요는 없다. 대개 좋은 타자들을 공략할 때는 인코스를 사용한다. 답은 인코스를 잘 던지는 투수를 상대팀이 얼마나 보유 했느냐에 따라 갈릴 수 있다”고 했다.
몸쪽 공. 특히 몸쪽 높은 공을 효과적으로 던질 수 있어야 이대호를 공략할 수 있다는 얘기다. 반대로 이대호 입장에선 다양한 유인구와 승부구가 섞여 들어오지만 바깥쪽 치기 힘든 먼 코스로 눈을 현혹시킨 뒤 다음 공으로 들어오는 몸쪽 높은 공 승부에 대한 대처방법이 관건인 셈이다.
소프트뱅크가 잘 하는 이유는 이대호 효과
다시로 도미오 코치는 2011년 SK 타격코치를 지내다 일본으로 돌아왔다. 마침 이듬해 이대호도 일본야구로 진출하면서 4년째 현장에서 그를 보고 있다. 국내에서 볼 때와 달라진 점이 있냐고 물었더니 “특별한 건 없다. 우리 팀이 그 때나 지금이나 이대호에게 많이 맞고 있는 걸 보니”라며 크게 웃었다.
그러면서 “사실 상대 입장에서 보면 이대호가 굉장히 상대하기 싫은 타자다. 보통 이대호의 몸집이면 유인구로 삼진 혹은 땅볼을 잡거나 가끔 장타를 얻어맞고 끝나야 하는데, 저렇게 안타를 툭툭 쳐내면 승부하기가 곤란하다. 한마디로 성가신 타자다”라며 고개를 저었다. 특유의 미소도 함께 나왔다.
“올해 소프트뱅크가 왜 1위를 하고 있는지 알고 있는가?”라며 거꾸로 질문이 날아왔다. 그러더니 “생각해보면 타선에 이대호가 있기 때문이라고 봐야 한다. 이대호 효과다. 그래서 팀이 살아난 거다. 답은 작년 소프트뱅크를 계속 지켜본 사람이라면 알 수 있다. 작년에 소프트뱅크는 4번 타자가 없어서 상당히 고생했다. 올해는 이대호가 4번에 있으면서 타선이 엄청난 폭발력을 보여주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대호가 상하위 타선의 중심을 잡아주고 있고, 연결고리 역할을 해주고 있으며 때로는 직접 해결사로 나서고 있다고 했다. 4번 타자 돌려막기를 하던 작년과는 사뭇 다른 소프트뱅크 타선이라는 얘기다.
결국 이대호는 항상 4번 자리에 등장하는 선수고, 승부를 준비해야 하니 까다로울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여기에다 지난해 4번을 치던 선수들이 부담 없는 6번 7번 하위 타순에서 편하게 때리는 것도 상대 투수에게는 쉴 틈이 없어지는 결과로 이어진다고 했다.
한국에 대한 추억, 그리고 제자들
다시로 코치는 2011년 SK의 타격코치를 지내다 8월에 김성근 감독이 물러나면서 한국을 떠났다. 3년이 흘렀지만 기억은 생생했다.
“그 때 정말 훈련 많이 했지요. 일본에서는 그렇게 하지 않지만 어느 쪽이 좋다고 말하기는 힘듭니다. 김성근 감독님의 야구에 대한 지론이죠”라며 안부를 부탁했다.
기억에 남은 선수가 있냐고 물어보자 “두 명이 있어요. (박)진만이하고 (최)동수죠. 참 좋은 친구들이죠”라고 말했다. 성은 빼고 이름만 불렀다. 친근함이 느껴졌다. “걔네들 잘 있어요? 동수 이 녀석은 코치하고 있나요?”라고 계속 물어왔다.
지난주에 둘을 모두 만났었기에 근황을 자세히 알려줬더니 다시로 코치는 흡족한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거렸다. “그 녀석들한테 나 잘 있다고 꼭 전해줘요”라며 인사를 했다.
양복이 어울리지 않아 유니폼을 계속 입고 싶어 한국으로 건너왔다는 환갑의 코치에게서 야구에 대한 열정을 되새기며 야구장을 나섰다. 해가 기운 마린 필드에는 둥근 달이 떠올라있었다.
▲ 다시로 도미오 코치는?
1954년 일본 가나가와현에서 태어난 다시로 도미오 코치는 후지사와상고를 졸업하고 1973년 다이요 웨일즈에 입단했다. 76년에 1군 무대를 처음 밟았고, 77년부터 주전 3루수로 올라섰다. 79년 개막전에서 3홈런을 기록했고, 80년에는 개인 시즌 최다인 36홈런을 기록했다. 통산 1526경기에서 278홈런과 2할 6푼 6리 타율을 남겼다.
선수로 승승장구하던 그는 86년에 당한 왼쪽 손목 골절상 이후 내리막을 걸었고, 5년 후인 91년 은퇴경기에서 한신을 상대로 만루홈런을 터뜨리며 대미를 장식했다. 이후 야구 해설위원으로 방송에 모습을 드러냈고, 고향집 부근에서 라면집을 잠시 운영하기도 했지만 이내 현장으로 복귀했다.
타격지도의 달인으로 평가받는 그는 무라타 슈이치, 요시무라 유키 등 수많은 제자들을 최고의 선수반열에 올렸다. 2009년에는 요코하마 베이스타스의 감독 대행을 맡기도 했다. 2011년 SK와이번스 코치를 맡은 이후에는 라쿠텐 골든이글스의 타격코치로 있다.
▲ 지금 이대호는?
이대호의 소속팀 소프트뱅크는 9월 7일 현재 73승 47패 6무(승률 0.608)로 퍼시픽리그 1위를 달리고 있다. 2위인 오릭스와는 3.5게임차. 이대호는 팀이 치른 126경기에 4번 타자로 나서 타율 3할 4리(496수 151안타)와 14홈런 56타점을 기록하고 있다. 퍼시픽리그 타격 5위, 최다안타 2위, 홈런 12위, 타점 13위에 이름을 올려놓았다.
이대호는 8월 26일 니혼햄전에서 2안타 2볼넷으로 100% 출루를 기록했다. 주중시리즈에서 1안타씩을 이어간 이대호는 29일 라쿠텐전에서 연장 10회초 결승타를 때려내며 팀 승리를 견인했다. 30일 라쿠텐전에서는 5타수 무안타를 기록하며 10경기 연속안타 행진을 마감했다.
9월 2일 오릭스와의 경기에서 이대호는 4타수 2안타 2타점으로 활약했고, 3일에는 1-2로 뒤진 4회 에이스 가네코를 상대로 동점홈런을 터뜨리는 등 4타수 3안타 1타점으로 팀의 역전승을 이끌었다.
이대호는 5일부터 시작된 주말 세이부전에서는 첫날 3타수 1안타, 6일 3타수 1안타 1타점을 기록했고, 7일 경기에서는 4타수 무안타로 침묵했다.
이대호는 9일부터 니혼햄과의 원정 3연전에 나선다. 이번 경기는 도쿄돔에서 열린다. 12일은 쉬는 날. 13일부터 홈에서 지바롯데와 3연전, 이어 16일부터 오릭스와 세이부로 이어지는 원정 6연전이 이어진다.
▲ 이대호의 사랑의 쌀 나눔. 글러브의 주인공은?
이대호는 이번 시즌 들어 홈런을 터뜨릴 때마다 비거리(미터)를 무게(킬로그램)로 바꿔 소외가정 아동에게 쌀을 기부하는 사랑의 쌀 나눔 캠페인을 시작했다.
평소에도 비시즌에 연탄배달을 하는 등 참여하는 기부를 이어왔던 이대호는 시즌 중에도 기부프로그램을 이어가고자 사랑의 쌀 나누기를 시작하게 됐다. 이번 캠페인은 네티즌도 동참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9월 네티즌 콩경매 캠페인은 글러브 1개와 사인공 5개가 선물로 마련됐다. 경매 마감시한은 22일 밤 11시다.
지바=홍성욱 기자 mark@thesportstimes.co.kr
홍성욱 mark@thesports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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