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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피플] 박경완 감독 “올해는 내 인생의 터닝포인트”
홍성욱 | 2014.09.05 0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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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타임스=홍성욱 기자] 프로야구 33년 역사 동안 현역 은퇴 후 감독이 된 첫 번째 선수가 박경완 SK 2군 감독이다. 감독으로 첫 시즌 마무리하고 있는 그를 2일 화성야구장에서 만나 시즌을 보낸 소회를 들었다.

 

2군 감독이 되고 생각한 세 가지

박 감독은 취임 이후 과정을 열거하면서 막막했다. 선수를 하다 2군 감독이 되면서 똥인지 된장인지 모르고 시작했다. 막상 해보니 벽이 상당히 높더라고 말했다. 처음에는 막무가내로 훈련을 시키다가 올 210일부터 한 달 동안 광저우에 차린 2군 캠프를 다녀오면서 목표도 생기면서 정리가 됐다고 했다. 첫 생각은 막막함이었다.

 

둘째로 코치들과 함께 선수들을 지도하면서 박 감독은 눈높이를 낮춰야겠다고 생각했다. “코치들도 10년 이상 경험자들이다. ‘나는 됐는데 얘는 왜 안되지?’라는 생각을 버리는 게 중요했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세 번째 생각으로 이어졌다. ‘개개인을 빨리 파악하자는 것. 맞춤형 지도를 위해서는 필수요건이었다. 면담을 하면서 대화의 문이 열린 것도 이 때부터다.

 

시즌 시작과 함께 맞붙은 스승 김성근·조범현 감독

두 달쯤이 지나면서 훈련에 대한 감이 올 때쯤 퓨쳐스리그 정규시즌이 시작됐다. 장기레이스다. 박 감독은 또다시 경기운용이라는 벽을 만났다. 더구나 적장은 하늘같은 스승들이었다.

 

박 감독은 공교롭게도 올해 개막전이 KT전이었다. 첫 날부터 조범현 감독님과 상대했다. 그날 이기긴 했는데 이후 올해 KT와 성적이 좋지 않았다. 이상하게도 KT만 만나면 말리는 느낌이었다. 2군 주축 선수들이 1군에 콜업 된 뒤 만난 경우도 많았다. 그래도 선수 없어서 졌다면 감독의 책임회피가 아니겠냐고하며 머쓱해 했다.

 

반면 김성근 감독이 이끄는 고양원더스를 상대로는 성적이 좋았다. 이에 대해 고양은 한 경기에 외국인 투수가 3명이 나온다. 여간해서는 이기기 어렵다. 그런데 우리 타자들이 고양만 만나면 잘해냈다고 미소를 지었다.

 

박경완 감독은 스승이지만 경기가 시작되면 이런 걸 느낀다. ‘아 두 분 모두 냉정하시구나라고. 김성근 감독님은 투수교체 타이밍이 상당히 빠르셨다. 조범현 감독님은 회전력이 정말 빠르신 것 같다. 감독님이 100이라면 나는 30이나 될까 싶다. 지금도 많이 배우고 있다라며 진지한 표정을 지었다.

 

훈련, 그리고 룰

경기를 펼치면서, 그리고 2군 선수단을 꾸려가면서 박 감독은 훈련에 대한 욕심이 생겼다. 이유는 분명했다. “여기는 2군입니다. 목표는 1군에 가는 거고, 가서 활약을 해야죠. 그러려면 1군과 똑같이 해서는 따라갈 수 없다고 힘을 줬다.

 

이어 감나무 아래서 입을 벌리고 떨어지기를 기다려서는 안되겠더라. 우리가 함께 따라가보자고 강조했다. 기회는 찾아가는 사람에게 올 것이라고 확신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만든 것이 야간훈련이다.

 

박 감독은 이전까지는 야간훈련은 없었지만 기량발전을 위해 결정했다. 식사도 요청했다. 전에는 점심만 제공받았고, 저녁에는 햄버거를 받은 뒤 개인훈련을 했다. 지금은 식사를 하고 야간 훈련을 한다. 구단도 흔쾌히 동의해줬다고 말했다.

 

2군 선수단에는 변화가 많다. 1군에서 호출이 많기 때문이다. 올라가는 선수는 보내면 되지만 문제는 1군에서 내려오는 선수의 관리였다. 박 감독은 고민 끝에 룰을 정했다. 내려오는 선수는 당일 야간 훈련부터 바로 시작하기로.

 

현역 때 2군에서 잠깐 휴식을 취해보기도 했다. 지도자가 되면서 생각을 바꿨다. 하루 이틀 배려가 중요한 게 아니었다. 그 시간이 아까웠다. 내려온 선수들이 하루라도 빨리 1군에 갈 수 있게 하고 싶었다. 정상궤도에 빨리 올려주는 게 배려라고 판단했다. 보통은 오후 3시쯤 합류하는 데 룰이 정해지고 알려지니 모든 선수들이 이해하고 따라왔다고 말했다.

 

2014년은 내 인생의 터닝포인트

 

지도자 첫 해. 선수 출신 최초라는 수식어가 따라다니며 박 감독은 책임감을 느겼다. “내가 잘하면 좋은 선례가 될 수 있고 생각했다 그래서 내 역할이 더욱 중요하게 생각됐다. 물론 이렇게 되면 선배감독님들의 자리가 하나 없어지게 되는 거라 죄송한 마음도 있지만 어차피 오는 사람이 있으면 가는 사람이 있는 거 아닌가. 순리대로 생각했다라고 담담히 말했다.

 

선수 때 잘했다고 모두 감독이 되는 건 아니다. 그래서 더더욱 박 감독은 자신이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다른 선수들에게도 영향이 있을거라 생각하며 더욱 집중하게 됐다고 했다.

 

그는 프로야구 선수로 23년을 뛰었다. 나이로는 최고령이 아니지만 연수로는 최장기록을 가지고 있다. “FA계약 때 퇴물이니 하는 말이 나왔다. 정말 억울했다. 그래 한 번 해보자 하고 이를 악물었다. 그 때의 마음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며 당시를 떠올렸다.

 

박경완 감독은 현역 때부터 버릇이 있다. 경기를 복기하면서 아쉬움과 후회로 잠을 설치는 것. 요즘은 어떠냐고 물었더니 웃는다. “그 버릇 어디 가겠어요?”라면서. “복기를 하면서 투수 교체 실패나 작전 실패로 게임을 지고 난 뒤에는 미쳐버릴 것 같다고 했다. 그러나 다음 게임에 대한 의지가 생기기도 한다고 했다.

 

그는 SK구단과 1년 계약을 했다. 조금 있으면 계약 종료 시점이다. 그러나 남은 시간까지 최선을 다하려고 한다. 일정도 타이트하다. 일단 5일 화성과의 경기를 끝으로 시즌이 종료되면 이틀을 쉰 뒤 10KT, 12일 한화와 연습경기를 하고 16일에는 애리조나 교육리그로 떠난다. 선수 16명을 합해 25명 규모다. 33일 동안 24게임을 펼치고 돌아와 마무리 훈련으로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박 감독은 와서가 더 중요하다. 교육리그에서 거둔 성과를 선수들이 내 것으로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숨가쁘게 보내고 있는 2014년이 그에게는 터닝포인트라고 했다. “진짜 중요한 한 해를 보내고 있다. 나를 되돌아보는 시간이다. 더 깊은 생각에 잠겨보고 싶다. 후회가 되는 부분도 있겠지만이라며 2014년 복기를 준비하는 박경완 감독. 그에게 2015년은 더욱 힘차게 다가올 것 같다.

 

홍성욱 기자 mark@thesportstimes.co.kr

 

[사진=화성과의 경기를 준비중인 박경완 감독, 스포츠타임스 홍성욱 기자]

 

 

 

홍성욱  mark@thesports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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