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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피플] ‘최고를 향한 고집’ 하드스포츠 한동범 대표
홍성욱 | 2015.01.31 11:31



[스포츠타임스=홍성욱 선임기자] 한국프로야구가 출범 34년째를 맞는다. 모든 것이 초창기와는 몰라보게 달라졌다. 야구용품도 예외가 아니다. 국산제품이 발전하면서 외산제품과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그러나 아직도 미국과 일본 제품이 전국의 야구장을 누빈다. 지난 2003년 하드스포츠를 설립한 한동범 대표는 한국 브랜드를 세계적으로 키워보겠다는 일념으로 이 바닥에 뛰어든 당찬 사내다. 그 포부가 차츰 현실로 바뀌어 가고 있는 즈음 그를 만났다.

1998년 일본으로 건너가 6년 동안 유학 생활을 하던 한 대표는 야구의 나라 일본에서 프로야구는 물론이고, 대학야구과 사회인야구를 접하다 자연스레 야구관계자들과 인연을 맺었다. 그러면서 일본 야구용품들을 꼼꼼히 살필 기회가 생겼다.

 

한 대표는 이 때 인생의 목표를 정하게 됐다. 한동범 대표는 일본에는 미즈노, 제트, 사사키 등 3대 브랜드가 있습니다. 우리나라에도 세계로 뻗는 이런 대표적인 야구 용품 브랜드를 만들고 싶었습니다라고 당시를 회상했다.

그 목표의 현실화 1단계는 일본에서 시작됐다. 한 대표는 유학 생활 마지막 해인 2002년 발바닥에 땀이 나도록 뛰어다닌 끝에 몇몇 대학교와 실업팀으로부터 의류와 가방 등 야구용품을 수주 받게 됐다. 오기와 뚝심이 결실을 맺은 것. 한 대표는 수출 기반으로 2003년 부산에 하드스포츠를 설립됐다.

처음에는 일본서 수주 받은 물건 납품에 급급했지만 한 대표의 성실함이 알려지면서 일본의 대학과 사회인야구 팀들이 지속적으로 야구용품을 주문해오기 시작했다. 회사는 본격적인 성장을 시작했고, 이후 일본 각 지역의 대리점에서도 한 대표를 찾아 오더를 날렸다.

한 대표는 자금이 돌기 시작하면서 욕심이 생겼다. ‘최고를 향한 그의 자존심이 본격적으로 발동하기 시작한 것. 국내 최초로 야구배트 자동선반기(CNC)를 도입했다. 기존에 손으로 깎던 아날로그 방식이 아닌 수량에 관계없이 일률적으로 배트를 제작할 수 있는 시스템이 완비됐다. 약간의 오차에도 민감한 프로야구 선수들은 한 대표의 배트에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현재 일본프로야구에서 활약 중인 이대호는 한결같이 메이드 인 코리아브랜드인 하드스포츠 방망이를 들고 경기에 나선다. 메이저리그에서 활약하고 있는 추신수도 클리블랜드 시절 두 시즌 동안 하드스포츠 방망이를 들었다. 방망이 꽁다리에 태극문양이 선명했던 일명 태극방망이도 한 대표의 작품이었다. 추신수의 절친인 그래디 사이즈모어도 국산 방망이를 들고 함께 뛰었을 정도다.

하드스포츠의 주력생산품인 배트는 국내 최초로 미국 MLB, 일본 NPB, 국제아마추어 IBAF의 공인을 획득했다. 지난해 일본 대학야구를 주름잡았던 도쿄의 아시아대학은 1번부터 9번 타자까지 전원이 하드스포츠 방망이를 들고 타석에 들어섰다. 진풍경이었다. 이 대학 이쿠타 감독은 전 일본 국가대표팀 코치다. 그가 인정한 방망이는 입소문을 타고 퍼져나갔다.



 

하드스포츠는 이제 국내 10개 구단을 비롯한 일본시장까지 범위가 넓어졌다. 한 대표는 이를 발판으로 2006년부터 야구공 제작에 뛰어들었다. 처음에는 중국에서 OEM(주문자 상표 부착방식)으로 공을 들여와 KBOKBA 공인구로 납품해왔다. 그렇지만 이렇게 해서는 야구공의 울 함유량 변화나 반발계수 등 여러 문제점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판단했다. 검수과정이 완벽하지 않은 것도 문제였다.

한 대표는 방망이에 이어 공도 품질이 뛰어난 메이드 인 코리아로 생산키로 마음먹었다. 지체할 이유가 없었다. 사활을 걸고 당장 실천에 옮겼다. 2년 동안 아날로그 방식이 아닌 최첨단 자동 설비를 만들기 위해 일본을 수십 차례 드나들었고, 끈질긴 설득 끝에 일본 공인구 제작에 참여하는 업체와 기술 교류를 맺고 생산설비를 만들게 됐다.

야구공의 제조 및 검수공정은 크게 7단계다. 이중 초반 3단계(권사, 모사, 도포)는 국내에서 최첨단 기계로 이뤄진다. 다음 공정인 봉합은 전면수작업이다. 현재 이 공정은 개성공단에서 이뤄지고 있다. 숙련된 기술자 50여명이 매일 야구공 제작에 투입되고 있고, 현재는 인력증원 협의 중에 있다. 마지막 검수과정(정밀 중량측정, 적외선 원주측정, 반발력테스트)은 파주공장에서 이뤄진다. 최고 품질의 야구공이 남북경협으로 생산된다는 것은 의미 또한 깊다.

현재 하드스포츠가 만든 공은 일본프로야구(NPB) 공인구 검사 설비보다 더 우수하다. 롯데자이언츠가 이미 하드스포츠의 공을 사용하고 있고, 일본의 다수 메이커들이 하드스포츠에서 만든 공을 도입하기 위해 협상테이블에 마주하고 있다.

죽는 날까지 대한민국 브랜드라는 자존심을 걸고 뛰어보겠습니다라는 한동범 대표. 그의 집념은 올림픽 금메달과 10구단 체제로 튼실해지고 있는 한국야구가 맺은 또 하나의 결실이다.

홍성욱 기자 mark@thesportstimes.co.kr

[사진=한동범 대표. 스포츠타임스DB]

 

홍성욱  mark@thesports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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