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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품 디그 김해란 “언니들 앞에서 펑펑 울었어요”
홍성욱 | 2015.01.27 03:35


[스포츠타임스=홍성욱 기자] 당분간은 디그의 여왕을 코트에서 볼 수 없게 됐다.

국가 대표 주전 리베로 김해란(한국도로공사)25일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V리그 올스타전 경기 도중 공격을 시도하다 왼쪽 무릎 부상을 당하고 만 것.

김해란은 다치는 순간 아팠어요. 그렇지만 올스타전이라 분위기를 망치고 싶지 않아서 꾹 참고 나왔어요. 그래도 이렇게 심할 줄은 전혀 생각 못했거든요라며 한숨을 쉬었다.

부상 직후 현장에 있던 이희성 트레이너가 즉시 곁으로 뛰어가 함께 병원으로 향했지만 일요일이라 정확한 검사는 다음날로 미뤄야 했다. 이후 숙소로 돌아왔을 때는 통증도 사라진 뒤라 무릎 안쪽 인대가 놀란 정도로 판단했다.

그러나 26일 오전 병원 검사 및 진단결과 김해란은 왼쪽 무릎 십자인대 파열이라는 믿기지 않는 소식을 듣게 됐다. 청천벽력 같은 소식에 그저 눈물만 나왔다. 숙소로 돌아와 방에서도 한참 눈물을 흘린 김해란은 서남원 감독 앞에선 차마 고개를 들지 못했다.

김해란은 게임 때 다쳤으면 모를까 팀이 한참 좋은 상황에서 올스타전 때 이렇게 되니 선수들에게도 미안했고, 감독님 앞에서는이라며 말끝을 흐렸다.

서남원 감독은 그런 김해란을 다독였다. 이미 되돌릴 수 없는 상황이었다. 서 감독은 선수들을 모아 해란이가 다쳐서 못나오는 상황이지만 방법을 찾아서 해내야 한다. 그게 우리의 몫이다. 선수들에게 미안해하는 해란이의 부담을 줄여주는 건 우리가 잘하는 길밖에 없다. 모두가 조금씩 더하자고 강조했다.

김해란은 잠시 뒤 장소연 플레잉코치, 이효희, 정대영 등 언니들과 따로 만났다. 꾹 참아왔던 눈물은 결국 언니들 품에 안기자 하염없이 쏟아져 내렸다. 언니들은 차례로 김해란을 끌어안았다.

마음 편히 재활하고, 빨리 와서 같이 뛰어야지라는 언니들의 격려는 김해란에게 그 누구의 어떤 말보다 큰 힘이 됐다. 세 명 모두 크고 작은 수술과 부상을 이겨내고, 다시 지금 위치에 섰기에 김해란의 입장에선 나만 걷는 길이 아닌 언니들이 간 길을 뒤따르는 셈이었다.

마음을 추스른 김해란은 잠시 뒤 후배 오지영을 찾았다. 자신의 자리를 대신해야 할 리베로였다. 긴장한 얼굴의 오지영에게 김해란은 너에겐 기회야. 잘 해낼 거야라고 어깨를 두드렸다.

2014 아시안게임에 출전하느라 김해란이 오랫동안 자리를 비웠을 때도 오지영은 코보컵에서 맹활약을 펼쳤다. 김해란은 그 때 니 자리 내 자리 없는 거다. 너도 빨리 언니 치고 올라와라며 격려를 아끼지 않았었다.

김해란은 앞으로 2주 가량 숙소에 머물며 간단한 재활프로그램을 소화한다. 수술은 이후 진행될 예정이다. 재활기간은 김해란의 의지에 따라 얼마든지 줄어들 수 있다.

수술 판정 후 불과 몇 시간이 지났지만 김해란은 상황을 빨리 받아들이기로 했다. “아쉽죠. 하지만 그렇게만 생각하면 끝이 없을 것 같아요. 이겨내야죠. 다치면서 몸도 마음도 아팠지만 수많은 사람들의 격려 속에 제가 사랑받는 사람이란 걸 느꼈어요. 저 빨리 일어날게요라는 김해란은 웃음을 보였다. 가까운 그의 미래를 보는 것 같았다.

홍성욱 기자 mark@thesportstimes.co.kr

[사진=김해란. 도로공사 제공]

 

홍성욱  mark@thesports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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